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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 충청도역사칼럼
3. 금강에 살고 지고.
 
기사입력  2018/08/01 [18:18]

 

▲ 이청(소설가,한학자)

 백양(白羊) 1751년에 쓰여진 것으로 보여지는 택리지는 충청인 이중환이 쓴 책이다. 원본은 전하지 않고 택리지, 팔역지, 동국산수록, 형가요람등 필사본의 잡다한 이름이 전할뿐이다.

 

사민총론 복거총론 총론등으로 구성된 비교적 간단한 이 책은 필사본들중 광문회본이 비교적 원문에 충실한것으로 전한다.

 

이중환은 알려진 이름과는 달리 출생부터가 배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정확한 출생 년도 마저도 택리지의 내용을 유추하여 겨우 파악할 정도이다. 택리지 서문에 보이는 백양에 환갑을 맞아 책을 썼다는 기록을 참고하고 정약용 이익 이기환등이 남긴 간단한 이중환의 연관 기록을 통해 겨우 그의 신분을 가늠한 것이다.

 

이중환은 경종때 있었던 목호룡 사건에 연류되어 절도에 귀양을 갔었고 젊은날 중광시에 등과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필자가 살펴본 김천도찰방 선생안(관원명부)에서 겨우 이중환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 전하는 김천도찰방 선생안은 조선 중기 100명의 찰방을 역임한 인물이 기록 되어 있다.

 

택리지는 조선 사회의 근간이면서 한편으로 사회 발전의 암적 요소였던 사대부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주요 논지로 국토를 꾸미는 산천강역이 인물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주장 하는 인문 지리지다.

 

 

국토와 백성 그리고 사대부(엘리트)가 꾸미는 사회 공동체 안에 그것들을 풍요롭게 하는 생산과 물상의 자연스런 조화가 좋은 땅 좋은 나라를 만든 다는 사상은 이용후생과 경세치용을 고민 하던 당대의 실학 사상의 반영이라 하겠다. 택리지는 세상에 나를 던져 놓고 나를 찿아 가는 당대의 고뇌 하는 지식인의 사색이 녹아 있는 역작이다.

 

이중한의 출생지는 베일이다. 그러나 택리지속에는 이중한이 충청도에 살았고 강경강가에 있는 팔괘정에서 썼다는 것을 볼때 적어도 이중한이 충청도에서 살다 죽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중한은

이렇게 적는다.

 

 금강을 따라 네개의 정자가 있는데 사송(四松) 금벽 독락이다. 사송이 나의 집이다.

 

 이중환은 금강을 누구 보다 사랑했다. 금강가에 집을 짓고 살았으며 부여 강경을 뱃길로 무상으로 다니며 강경에서 택리지를 완성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중한은 금강의 발원지에서 서해로 들어 가는 강의 여정을 따라 발품을 팔았다. 산천의 감상기나 유람기의 성격을 배제하고 덤덤 하고 냉정 하게 금강을 전한다.

 

이중한은 금강의 발원지를 속리산맥으로 보았다. 소백산에서 내려온 속리산맥이 추풍령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가 화악산 덕유산 마니산에서 불끈 일어서 이 주변의 여러 고을의 물을 모아 적등강(赤登江)이 되었는데 이것이 금강의 수원지다. 적등강은 남에서 북으로 흐르며 옥천에 와서 속리산의 물을 받아 서로 달려 용담강이 된다. 용담은 경치가 절경이고 주천(주즐천반일암이 있어 난리가 나도 피할만 하다 술회한다.

 

용담강은 마일령에서 나오는 작천의 물을 다시 받아 들여 부용강이 되어 흐르다 드디여 계룡산의 북쪽을 돌아 크게 몸을 틀며 금강이 된다. 이 부근에 이중환의 집인 사송이 있었다. 이중환은 이 부근에서 여타 지역과는 다르게 대단히 정확하고 치밀한 기록을 한다.

 

 ()자와 같은 산이 있어 공주라 부르는 공산성은 공북루가 좋다. 선조 임금때 감사 유근이 지은 시가 루각에 걸려 있다. 창벽은 절경중의 절경이다.

 

 

창벽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공암을 지나 산림청의 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단애와 벼랑이 절경이다. 이중한은 공주 지역에 정통 했다. 유구 마곡사 일대와 무성산(우성면)에 있는 옛 성터까지 언급할 정도다. 무성산의 언급은 이 지역민이 아니고서는 언급 하기 힘든 정보다.

 

공주를 지난 금강은 부여에 가 백마강이 된다. 이중한은 부여에서 고란사 자온대 낙화암   조룡대를 적고 있다. 부여는 땅이 기름지어 부자들이 많다 다. 부여를 크게 휘돌아 다시 충청도 남서 역을 파고 든 백마강은  드디어 강경강이 된다.

 

강경은 이중환에 있어서는 고향과 같은 곳이다. 강경을 그린 그의 필적에는 정답고 살가운 느낌 마저 든다. 은진 서쪽에 있는 강경은 들 가운데 산 하나가 돌출 되어 있다고 한다. 아마 채운산일터이다. 강경은 물상의 집산지로 경기가 좋았고 강물을 퍼다 청정수를 만들어 마시면 오래된 장질을 치료 할 수 있다는 정보도 적는다.

 

이중환은 강경에서 후원자를 만났던듯 하다. 댕쟁의 회생자로 낙인이 찍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그가 무상으로 강경을 오가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강경에 터를 잡고 있던 어떤 후원자의 도움이 없이는 힘든 일일터이다. 아마도  그 후원자는 팔괘정의 주인이었을 것이다.

 

팔괘정은 지금도 강경강가에 건물이 있다. 우암 송시열의 서재라는 유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강경강을 지난 물은 드디어 진강이 된다. 임천 한산 서천을 지나 서해로 들어 간다. 적등강 용담강 부용강 웅진강 백마강 강경강으로 이름을 바꾸어 흐르던 금강이 드디어 진강이 되어 대미를 다한 것이다.

 

이중한은 택리지 산수편에서 조선 8도중 네곳은 전혀 가보지 못했다 적고 있다. 택리지가 우리가 알고 있던 것처럼 이중한 자신이 조선 8도를 전부 답사하고 슨것은 아닌것이다. 허나 이중한의 충청도 답사는 진지하고 꼼꼼 하다. 도로와 역참제도가 있기는 했으나 가난한 서생이 발품을 팔아 이정도로 답사를 한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물론 이중환이 충청 답사에서 금강만을 택해 답사를 한것은 아니다. 이 글은 필자의 택리지 독후감이다. 이중한은 충청도에 한해서 만큼은 샅샅히 훑어본듯 하다. 충청도는 1감영에 340현의 결코 작지 않은 지역이다. 교통이 턱없이 불편하던 시대 그의 충청도 답사는 놀랍다.

 

이중환의 여정을 실감 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금영일기다. 충청도 치도에 해당하는 공주에 감영이 설치된 기간은 불과 백여년이다. 경종때는 공주에 있었고 정조때는 공산현으로 강등이 되어 홍충도로 바뀌기도 하고 충청 감영은 홍주 청주 충주 공주를 어지럽게 옯겨 다닌다.


금영일기는 관찰사 심이지
(1735-1796)가 감사로 있던 1780년대 6개월간의 기록으로 심이지가 부임을 하고 나서 관내 순시를 한 내용이 있어 이중한의 여정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심이지는 이중환보다 한세대(30) 정도 후학이다.

 

 

좌도 순행(816- 827)

 

공주- 광정-온양-목천-신원-서원-청암-음성 충주-원서- 제천- 임현-도담- 담양-괴옥-청풍-

수뢰-괴산-화양동-정천-속리-보은-안읍(옥천)-증약-문의-동창-공주.

 

우도 순행(913-101)

 

공주-이인-석성-은진-임천-한산-서천-비인-남포-보령-수영-결성- 홍주-명계-태안-행영-태안-서산-명천-덕산-예산-유구-공주.

 

심이지는 부임한지 몇일만에 31일간의 관내 순시에 나선다. 글자 그대로 강행군이다. 그는 목 군 현을 모두 돌아 보고 해당 고을의 수령 찰방 첨사 만호 우후 영장등의 보고를 받고 충주 홍주등에서는 하급 군관들의 직급 심사를 하기도 한다.

 

심이지는 순시도중 퇴직 관료들을 찾아 담소를 하기도 하고 인근 노인들을 불러 잔치를 벌여 위로를 하기도 한다. 거의 살인적인 공무라 할만 하다. 하루 80리에서 120리를 이동 한것이다. 결국 주마간산격의 이런 순시에도 31일이 걸렸다  부여 청양 홍산 노성등 홍주목 관아의 여러 고을이 빠졌는데도 말이다.

 

금영일기는 당대의 엘리트인 관료들의 업무 자체가 택리지의 연장선임을 알려준다. 그들 관료들이 택리지를 집필하려 했다면 이중환의 그것을 몇번이고 능가 했을 것이다. 조선의 관료들은 기본적으로 문장에 일가견이 있던 자들이다.

 

그러나 택리지는 온전하게 이중환의 몫이었다. 당대의 모든 지식인이 외면 했던 우리 땅의 기록을 생각 하고 발로 뛰며 기록한 이중환이 있었기에 오늘 이중한이 살며 사랑 했던 금강의 원류를 쫒아 그를 추억 하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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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01 [18:18]  최종편집: ⓒ 충남신문
 
dlwlsghk 18/08/06 [16:07] 수정 삭제  
  갈수록 흥미있고 공부가되네요!!
감가합니다.
dkfma 18/08/14 [16:28] 수정 삭제  
  d위 댓글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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