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 생각하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을 상대방에게 던지면 대부분 자신의 직업이나 소속단체, 역할 등으로 대답한다. 이러한 대답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타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안에서 '한 사람‘으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의 존재가치를 깨닫고 삶의 의미를 알고자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며 자아정체성과 연결된다.
정체성 형성은 유아기 때 부모나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시작하게 되는데 어른들의 태도와 반응에 따라 객체로서의 자아와 주체로서의 자아가 형성되어 간다. 성장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목표와 가치나 신념을 누구나 고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 혹은 의미를 두는 타인의 영향으로 그들의 가치관이 일반화되어 자신의 목표나 가치로 착각하여 고민해보지도 않은 채 성장하게 되면 미래 삶을 향한 의지나 방향에 대해 무관심해지거나 책임 없는 행동으로 진행 되는 등 자신의 사회역할 수행에 혼란을 가져오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은 자신 존재의 본질을 규명하며 자기 내부에서 일관된 동일성을 유지하게 하는 고유한 실체로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도 자신의 본질적인 특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게 한다. 자아정체성의 확립은 자신의 사고나 행동이나 변화에도 내가 누구인지를 일관되게 안정된 마음으로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인식은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이행에서 행동으로 표출되므로 살아가고 있는 가정, 사회, 국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정체성이 잘 확립된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친밀성을 추구하며 자신의 목표를 조화롭게 이루어 가도록 노력한다.
바른 자아정체성 확립의 예는 최근 디즈니애니메이션 ‘모아나'에서 살펴볼 수 있다. 족장인 아버지의 경험적 가치관은 자신의 뒤를 이어 족장이 되어야 하는 정체성으로 모아나에게 강요한다. 그러나 모아나는 할머니에 의해 자신의 조상이 항해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테피티의 심장을 되돌려주는 모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진정한 자신의 가치관으로 확립한 자아정체성으로 족장의 길을 향하게 된다. ‘피노키오’동화에서는 나무인형 피노키오가 제페토 할아버지의 돌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나무인지, 사람인지, 아동인지 등의 혼란으로 청소년기처럼 방황을 거듭하지만 할아버지의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 안에 사람이 되는 정체성을 깨닫게 됨을 보여준다.
이상과 같이 정체성은 객체로서의 자기 자신의 모습에 자신에 대한 타인의 역할 기대가 담겨 있으며, 주체로서의 자기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의 삶의 목표가 반영되어 있어 타인이 자기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형성된 객체로서의 자기 자신과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주체로서의 자기 자신을 맞추어 가면서 사회생활을 조화롭게 잘 살아갈 수 있게 하며 높은 자기보상능력(self-reparatory capacity)은 어떤 위기적 계기에 부딪치더라도 쉽게 극복해 갈 수 있도록 한다.
부모나 성인들은 살아온 과거의 경험의 방식을 청소년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의 해법으로 제안하거나 객관화된 가치로서 이해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이 만들어진 사회의 일반성에 자신의 생각으로 착각하여 선택하지 않도록, 스스로 생각하여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결정에 따라 실수도 하고 그 실수를 돌이켜 보며 사고하면서 새로운 해결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의 신뢰와 사랑 그리고 기다림은 청소년들이 바른 자아정체성을 확립하여 자기수용(self-acceptance), 자기 객관화 등으로 문제를 잘 해결하며 희망차게 살아가도록 하는 밑받침이 될 것이다.
부모나 성인들은 청소년들의 거울자아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여 그들의 자아정체성이 바르게 형성되도록 하며 자신도 또한 부모로부터 사회로부터 조성된 가치나 신념이 내면화되어 자신의 생각으로 혹시 착각하여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나는 누구인가?” 등을 이번 기회에 한 번쯤 돌이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저작권자 ⓒ 충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