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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도 모르는 민주당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20/11/12 [08:58]

부끄러움도 모르는 민주당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입력 : 2020/11/12 [08:58]

  

 



내년 봄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두 대표 도시의 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 당규를 단숨에 뒤집고 버렸다. 

 

민주당이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당헌, 당규에 묶여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바보 중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민주당이 실리를 챙기려는 속셈은 이미 예측한 대로이다.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이 같은 행태는 성추행의 기억을 불러일으켜 국민들을 불쾌하게 만들 것이 뻔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성추행을 ‘중대한 잘못’으로 생각지 않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의 말 바꾸기는 일상적 다반사다. 매일 밥 먹고 차 마시듯 그들이 필요와 이익이라면 잘못이 있더라도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식은 죽 먹기'보다 쉽게 여겨왔다. 그들은 가장 착한 척하고, 정의로운 척하고, 도덕적인 척하면서도 속은 그렇지 않은 것이 일상화된 정치판인지 모른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인 2015년 경남 고성 군수 보궐선거가 치러질 무렵 당헌을 만든 것이 화근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우리 당은 후안무치한 짓은 안 한다’고 하면서 '재직 중 중대한 문제가 생기면 재보궐 선거가 치루더라도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고 당헌, 당규에 명시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서울,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높은 산을 넘었다. 후보를 내기 위해서는 당헌, 당규를 고쳐야 되기 때문에 이른바 당원 투표라는 형식으로 뒤집기 작전을 폈다. 결과 “당원들의 높은 찬성률로 후보자를 내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게 옳다"라는 결론을 얻는데 성사됐다.

 

이 당원 투표에서 26.35%란 저조한 투표율에 그쳤고, 투표자의 찬성률은 86%가 나왔다. 이 같은 투표 결과는 당헌, 당규의 개정 시 명시된 유효투표의 기준 미달이라는 '투표자 총수 3분의 1 이상과 유효투표수 과반수가 되어야 한다'라는 당헌의 기준 미달을 어기고 밀어 붙였다. 민주당은 기준 미달이 제기되자 ‘전 당원 투표’가 아니라 ‘당원들의 의지를 묻는 것’이라고 둘러댔다. 지난 4.15 보궐선거 당시 충남 천안에서는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소속 천안시장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최종 확정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때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지 말아야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후보를 냈다. 천안시민은 현명했다. 시장을 비롯 지역구 3명의 국회의원이 모두를 민주당 소속으로 뽑았으나 보궐선거에서는 시민들이 야당 시장을 선택했다. 천안의 보궐선거에서 창피를 당하고도 이번에는 위력에 빌린 듯 한 부하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으로 ‘중대한 잘못’이 있는 두 지역인데도 당헌, 당규까지 바꾸면서 후보를 낸다니 과욕이 아닐까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할 건 뻔한데도 비 양심과 철면피한 모습은 보궐선거에서 다시 확인받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민주당의 위선적 행태는 정치 혐오와 냉소를 증폭시킬 우려가 커 여권 안에서도 쓴 소리가 쏟아졌다. 

 

민주주의를 그토록 외치며 권력을 잡은 세력이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들고 있는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궤도 이탈을 막으려면 폭주를 멈추고 상식을 찾았으면 한다. 보수야당뿐 아니라 범여권인 정의당도 “제 얼굴에 침 뱉기” “민주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 않는가? 

 

민주주의는 약속 이행만이 신뢰 구축이 생명이다. 유리할 때는 온갖 것을 동원해 그럴듯하게 포장했다가 나중에 불리해지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면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면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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