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은 없고 오직 ‘남 탓’만!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21/02/18 [09:15]

‘내 탓’은 없고 오직 ‘남 탓’만!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입력 : 2021/02/18 [09:15]

  

 



불경에 나오는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불자들은 염불할 때 꼭 되뇐다. 정확한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한다”라는 의미이다. 아미타불은 현실 세계의 고통이 사라지고 평화가 가득한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부처를 말한다. 

 

관세음보살은 사람들의 고통을 자비로 보살피는 보살이다. 한마디로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아미타불은 중생제도를 위해 오랫동안 수행해 10겁 전에 부처가 되어 극락세계에 머물고 있다.

 

아미타불은 수행 과정과 말씀을 기록한 경전이 아미타경이다. 글자 그대로 목숨을 공유하는 새라는 뜻이다. 함께 공, 목숨 명, 새 조 자인 ‘공명조’(共命鳥)를 말한다.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여러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상상 속의 새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다. 한 마디로 ‘운명공동체’인 셈이다. 

 

하지만 공명조의 두 개의 머리는 서로 다투는 게 일과다. 하나가 없어지면 모두를 독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미워하면서 싸움을 일삼는다. 어느 날 결국 비극이 발생했다. 오른쪽 머리는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왼쪽 머리는 이를 질투한다. 왼쪽 머리는 독이 든 열매를 오른쪽 머리에 몰래 먹인다. 오른쪽 머리가 죽자 왼쪽 머리는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독이 온몸에 퍼지면서 결국 새는 죽게 된다.

 

‘공명지조’ 반대의 의미를 담은 사자성어로는 ‘천학지어’가 있다. 물이 다 말라버린 연못에서 거품을 내어 서로를 적시는 물고기를 말한다. 관용과 포용과 배려가 사라지고 분열과 갈등만 남아있는 듯한 현 정치권의 여야 행태가 이런 공명조와 비슷한 분위기다. 정치권의 무리한 논리가 횡행하고 상대를 자극하는 경쟁 등은 점입가경이다.

 

여야가 어느 때보다 두 편으로 딱 갈려 사사건건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돌린다. 여기에는 ‘내 탓’은 없고 오직 ‘남 탓’만 있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나 다름없다. 그래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을 떠오르게 한다. 상대방이 없어지면 자기는 잘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한 쪽이 죽으면 다른 한쪽도 살아남을 수 없는 게 세상사다.

 

요즘 정치권의 돌아가는 양상을 보면 공명조처럼 공멸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로 인한 피해는 여야뿐 아니라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국민들이 두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양쪽이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서로 상의하면서 몸에 좋은 먹이를 먹어야 한다. 그래야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

 

우리 속담에도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듯이 예나 지금이나 남이 잘 되는 꼴을 두고 못 보는 것이 타고난 본성이다. 수 천 년 전이 지나도 이러한 인간의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 사회는 평소 서로 다른 별개의 존재로 여기며 살아가지만 실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공생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일깨워주는 사지 성어다.

 

부자는 자기가 잘나서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입고 먹고 의지해서 살아가는 모든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땀과 고통으로 이루어지므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반대로 가난한 사람들도 그들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부자의 호주머니로부터 나오므로 상극인 것처럼 보여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다.

 

한 국가나 사회,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하나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으므로 상대를 미워하고 죽기 살기로 싸우다간 결국 모두 망하는 꼴이 되고 만다. 즉 한 쪽이 죽으면 다른 한쪽도 살 수 없게 되는 이치이다. 

 

때문에 과욕은 비정상이다. 모든 일을 과욕으로 사생결단하려면 안된다. 고집을 내세우다가는 나라가 결딴나는 건 왜 모르는가. 과욕은 파국을 부를 게 뻔하다. '아이들이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을 가볍게 넘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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