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 19가 시작될 때 만해도 곧 끝나겠지 하는 기대 속에 힘들어도 견디며 살아왔다. 그러나 2021년은 달랐다. 선진국들에 비해 늦어진 백신 접종의 기다림도 지루했고, 백신을 맞고 잘못되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이어졌으며, 심지어 돌파 감염까지 발생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그런 속에서 고3 학생을 필두로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자율이니 강제니 실랑이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델타에 이은 오미크론 바이러스까지 코로나 변이들의 습격 또한 만만치 않다.
어쩌면 코로나 19는 일부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이 불러온 재앙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우리 청소년들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학생들은 위드 코로나를 주장한 적도 없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 일이 잘되었다면 어른들 덕분이었을 것이고, 그런 정책으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고통이 가중되었다면 그것 또한 어른들 탓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학생들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어려움과 곤란에 빠져 있다. 일부 학교에서 확진자 발생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백신 패스가 도입되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식당, 카페 등의 이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사실 백신 패스는 내년 2월 1일부터 의무인데도 실제 서울 서초구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초등학생이 PCR 음성 확인서를 요구한 사실이 있고, 경기 성남에서는 고등학생이 음식점을 찾았다가 동행한 친구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언론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학교 내에서의 생활은 또 얼마나 불편했는가. 전면등교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격주 또는 그 이상의 주기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오락가락해야 했고, 보고 싶은 친구나 선생님도 날마다 만날 수 없었다. 막상 등교해도 학생들은 콩나물시루를 겨우 면한 좁은 교실에서 3,40명의 학생이 거리두기를 포기한 채 마스크에 의지해 대면 수업을 했고, 마스크가 흘러내려 코가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친구들의 힐날이 무서워 긴장해야 했다. 마스크를 종일 착용하고 생활하다 보니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학생도 적지 않았고 입술 주변에 발진 등의 피부병이 발생했다고 하소연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답답한 가슴을 달래려고 어디 한적한 구석에서 마스크를 잠시 벗고 싶어도 학생 수보다 턱없이 좁은 학교교정은 학생들에게 마스크 벗을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감염 우려 때문에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학교 급식실에서의 점심 식사(무상급식)를 아예 포기한 채 배달 앱을 통해 매일 음식을 시켜 먹는 일까지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 속 학교생활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괴로워하는 학생들을 다독거리며 수업을 이끌어 가는 교사들도 힘들었고, 그렇게 지친 돌아온 학생들의 투정을 받아주어야 하는 부모님들 또한 어느 때 보다 힘드셨을 것이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학생들은 무슨 죄가 있어 그 어려운 상황에서 꼬박꼬박 마스크를 쓴 채 등교를 하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집중해야만 했단 말인가?
그러니 1차 고사 성적이 어떻고 2차 고사 성적이 좀 떨어졌다고 몰아세우지 말자. 소위 SKY 대학이나 치·의대 가야만 성공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 어려운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소정의 학기를 무사히 마친 것만으로도 잘한 일이고 훌륭한 일인 것이다. 이제 방학식을 맞는 모든 학생에게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는 격려의 박수와 함께 칭찬의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그들 모두는 칭찬받아 마땅한 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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