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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도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게임이었다.”

부동산공매&개발실무 ⓽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부동산학 박사 이영행 교수
단국대학교정책경영대학원 부동산경매 법학석사 · 미드웨스트대학교 부동산경매박사 주임교수

편집부 | 기사입력 2023/04/30 [08:40]

“빌라왕,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도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게임이었다.”

부동산공매&개발실무 ⓽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부동산학 박사 이영행 교수
단국대학교정책경영대학원 부동산경매 법학석사 · 미드웨스트대학교 부동산경매박사 주임교수

편집부 | 입력 : 2023/04/30 [08:40]

 

 

세상은 항시 내 맘 같지 않다. 선한 사회 같지만 선한 자가 바보로 취급받는 사회이다. 경쟁이 심하고 사회의 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뉴스에 매일 등장하는 빌라왕, 건축왕 전세 사기사건도 맥락은 같다. 선한 임차인을 상대로 탐욕을 부리는 악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탐욕자는 부를 축척하고 사회의 유명인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공정과 정의에 대한 언어는 사치이다. 현장에서는 공염불인 것이다. 선한 기업과 선한 자가 사회의 리더가 되는 날이 사회 곳곳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202212월 경, 깡통주택을 많게는 수천 채 단위로 보유한 악질적인 임대인, 일명 '빌라왕' 몇 명 때문에 수백 세대의 세입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고 있음이 주요 언론에 보도되며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가 폭로된 사건이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범죄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으며, 심지어 이 빌라왕들 중 일부는 사망하여 아예 보증금을 돌려받을 길이 사라진 피해자들도 속출하였다.

 

건축 회사까지 전세 사기에 가담하였는데 건축회사에서 신축 빌라가 매매가 안 돼 부동산과 짜고 바지 주인을 구해서 매매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전세를 내고 건축회사에서 전세금을 받고 수수료를 부동산과 바지 주인에게 나누어 갖는 방식이다. 일명 건축왕이라고 하는 바지 주인은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거나 돈이 급한 사람들로 명의를 빌려주고 고작 한 건당 100만 원150만 원의 돈만 받는다. 바지 주인은 명의를 빌려주고 소유한 부동산의 부동산세만 해도 받은 돈의 몇 배로 내야 한다. 그래서 속아서 명의를 빌려주었거나 지적장애인인 확률이 높다고 한다.

 

사기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게 된 데에는 공인중개사들의 범행 가담에도 큰 원인이 있다. 중개인이 전세 사기에 가담하는 범행은 주로 시세를 알기 어려운 신축빌라의 가격을 부풀려 전세계약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깡통전세 위험이 큰 줄 알면서도 성과보수 등을 노리고 불법 중개행위에 가담하는 식이다. 전세 사기 피해를 입은 사건들은 대부분 전국에서 경매물건으로 나와 있고 현재 경매가 진행 중인 사건도 많다. 전세 피해자들이 선순위 임차인인 경우 그 경매물건은 수차례 유찰이 되어도 쉽게 낙찰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선순위 임차인의 임차보증금이 경매물건의 감정가를 상회하기 때문에 이를 인수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이러한 빌라왕 전세 사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음 몇 가지로 관점으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신축 빌라는 거래형성이 없어 정확한 시세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를 이용하여 감정평가사와 작당하고 상식적인 시세보다 훨씬 웃도는 감정가를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전세보증금을 약정한다. 실제 주택가격보다 훨씬 높은 전세금을 내고 입주하는 셈이다.

 

다음은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2022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이 폭락한 것에도 깡통주택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경제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깡통주택의 원인은 되지만 문제점이라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리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임차인의 세심한 주의력 결여다. 적어도 그 주택의 소유자 곧 임대인이 누구인지 직접 만나 확인을 하고 주변시세 등을 체크한 후 계약을 체결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실하고 책임있게 중개를 해야 할 공인중개사들이 전세사기에 적극 가담하거나 묵인하고 무리하게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전국에 충격을 안긴 서울 화곡동 '빌라왕' 사건이나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사건엔 공통점이 있다. 임차인에게 '중개 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제대로 설명'해야 하는 공인중개사법상 의무를 저버리고 임대인과 결탁해 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공인중개사를 향한 공분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의 비대칭성 속에서 거액의 전세 계약을 해야 하는 임차인 입장에선 '믿을 건 중개사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공인중개사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겨 불합리한 계약을 맺게 하더라도 이를 입증하긴 쉽지 않다. 관계 당국은 뒤늦게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 마련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실효성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될지라도 현실적으로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묻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개인이 중요 정보를 고의로 알리지 않았거나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세입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당장 살 곳을 잃을 위기에 놓인 전세 사기 피해자 입장에선 보증금부터 돌려받는 일이 급선무다. 과실이 확인된 공인중개사에게 피해 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지만, 현재 법상 공인중개사의 보증한도는 2억원이다. 이마저도 계약 1건당 한도가 아니라 해당 중개업소에서 1년 동안 진행한 모든 계약 건을 합산한 한도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한 명 이상일 경우 사실상 중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게 의미가 없는 셈이다.

 

대안을 찾자면, 우선 현 상황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공인중개사이므로, 이들에 대한 지도, 단속이 제도화 되어야 한다. 해당 협회는 법정단체가 아니라 회원들에 대한 지도단속 권한이 없어, 자정 노력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화 하고 협회차원에서 지도 단속하고 감사와 징계를 할 수 있는 법령을 만들어야 하고,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당사자가 직접 만나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거나 적어도 임대인을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계약체결방식을 바꿀 필요도 있다. 신축빌라의 경우 적정 가격을 정할 수 있는 공적 시스템을 만들어 임차인들이 언제나 확인하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부동산과 경매관련 법은 기본상식인 것이다. 배우는 자는 함정이나 사기에서 자유롭다. 따라서 배움은 무형의 사회 안정망인 것이다. 왕과 신의 나라 한국에서 말이다.

 

본 사기사건에 관한 글은 서울중앙지원에서 국내최고의 경매 주무관(최근묵, 단국대학교 부동산경매법학 석사과정 재학, 법원서기관)의 사실적인 인용을 통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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