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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여정들(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예산)충청남도미디어 지원사업 3탄예산편(충남신문)

충남도청과 충남신문이 주관햐여 충남미디어사업을 진행

김용부 기자 | 기사입력 2024/09/09 [09:14]

사라져가는 여정들(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예산)충청남도미디어 지원사업 3탄예산편(충남신문)

충남도청과 충남신문이 주관햐여 충남미디어사업을 진행

김용부 기자 | 입력 : 2024/09/09 [09:14]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예산5월의 끝자락에 전)예산시의회 의장 이승구 님을 만나기 위해 예당저수지를 향해 달려갔다. 효교육원에서 필자의 강의를 듣고 예산시 교육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박상선 원장의 소개로 인사를 나누었다. 두 분의 미소는 멀리서 온 객을 편안하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자리를 마련해 주신 두 분과, 공방에서 자리를 마련하느라 고생하신 이00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제 이승구 전)의장과 소통한 예산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자. (지면관계상 질문과 응답을 하나로 묶어서 서술하기로 한다.)

 

예산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까마귀설화등를 비롯하여 모내기노래· 보리타작노래· 무당새노래· 시집살이노래등의 노동요와 꽃노래· 팔자타령등의 구전노래가 있습니다. ‘충청남도 예산군 대흥면 의좋은형제길 3’에 있는 의좋은 형제 공원의 이야기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지요. 형제가 서로의 곳간에 쌀가마니를 옮겨주다가 길에서 마주해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이야기를 주제로 조성한 공원입니다. 우리 어린 시절에 교과서에도 나온 이야기지요.

 

▲ 최태호교수.이승구 전)예산군의회 의장


예산은 사과 농사가 제일 유명하지요. 요즘은 기후 변화로 많은 농가들이 고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태풍까지 오게 되면 농부들이 힘들어 합니다. 아마도 올해도 사과값이 다른 해보다는 높게 책정될 것으로 압니다. 왜냐하면 갈수록 사과 농사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들에게 의지해야 하고, 이들은 또 한 푼이라도 더 주는 곳으로 하루 아침에 말도 안 하고 옮겨가기 일쑤거든요. 그러니 품삯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되지요.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어요. (이 자리에서 농촌 일손의 부족함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에 힘주어 말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제는 조합(?)을 만들어 농민들을 어렵게 한다며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힘주며 강조하였다)

 

예산에는 두레, 품앗이 등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요즘은 과거에 비해 조금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청년들은 농촌을 떠나고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의존하다 보니 두레가 예전만 못합니다. 대신 연말에 대동계를 통해 외지에 나가 있던 마을 사람들이 모이기도 하고, 출향 인사들이 마음의 노인들을 대접하는 미풍이 생기기도 했지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상구 전)의장의 달변과 애향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농촌에 대한 사랑과 주민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들어 있음을 보았다. 특히 정치 현실과 예산군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숙연하게 하였다. 이농현상으로 인한 농촌의 현실이 가장 안타깝게 다가왔고, 내포신도시를 통해 인구 유입에 대한 희망과 충절의 고향인 예산에 대한 미래가 돋보였다. 특히 독립운동가 이세원(1908~1967)에 대한 말씀은 예산 사랑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이세원은 1929년 서울 협성실업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시절 광주학생운동에 의한 학생 탄압에 분기탱천하여 동맹휴학을 이끌었고, 일제의 탄압에 항거하였다. 1930116학원의 독립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다가 일경에 체포되었다. 그 후 보안법 위반으로 1년여 기간을 옥살이를 하였다. 정부는 그의 애국 운동을 기리는 뜻에서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하였다.(약간의 행적은 필자가 문서 확인 후 첨언한 것임) 이러한 예산군의 독립 유공자 이야기는 반드시 역사에 기록되어야 하고, 군의 각종 문화 행사에 소개해야 한다고 하였다.

 

농촌문학을 이야기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두어 시간이 훌쩍 넘어가 버렸다. 심훈의 <상록수>와 이무영의 <제일과 제일장> 등으로 농촌의 문학을 이야기하면서 농촌 문학이 왜 필요한 것인지, 농촌의 이야기를 후대에 알리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 깊이 토론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퇴임 후 농촌에 와서 살고 싶어 한다. 꿈 많은 소년처럼 소박하게 농촌을 찾아 왔다가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현실과 꿈의 사이에서 이승구 전)의장의 생각은 길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농촌에 오기 전에 확실한 정보와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백번 공감한다.

 

 

서산에 넘어가는 해는 예당저수지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났다. 다시 꼬불꼬불 길을 돌아오는데 하룻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산에는 지인들이 많다. 사과 농사짓는 사돈을 비롯하여 정치판에서 오랜 기간 함께 했던 동지들도 있고, 문학하면서 만난 지인들도 있다. 오기 전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아름답고 충절이 깃든 곳에 산다면 신선이 부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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