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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했던 신종 플루 비상

편집부 | 기사입력 2009/08/24 [11:56]

느슨했던 신종 플루 비상

편집부 | 입력 : 2009/08/24 [11:56]
▲ 임명섭 주필  
외국에서 불길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그래도 국내에선 아직 사망자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했으나 상황이 급변했다. 우리나라에서 이틀 새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두 명이나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첫 사망자인 50대 남성은 8월 초 태국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두 번째 사망자인 60대 여성은 해외 여행을 다녀오지 않아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된다. 이는 해외여행과 무관해 이미 신종플루가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잡았음을 보여 줬다. 게다가 두명의 사망 과정을 살펴볼 때 ‘조기치료’가 허점 투성이로 드러나 더욱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신종 플루에 숨진 환자들이 처음 찾은 의료기관은 당국이 통보한 신종플루 진단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리저리 병원을 옮기는 사이 환자들은 증상이 심해졌고 뒤늦게 신종플루 확진 판정이 내려졌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 초기발열을 신종플루로 의심하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입했다면 귀중한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신종 플루에 대한 보건당국의 검역 및 관리 체계와 대응 태세가 직무유기의 요소마저 엿보이게 했다.
 
 
국내 신종 플루 환자가 2000명을 넘어섰는데도 보건 당국이 용의주도한 방비를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아무튼 느슨하게 대응한 관리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음을 입증해 준 셈이됐다.

 
5월 초 멕시코에서 입국한 여성이 감염환자로 판명된 이후 4개월 만에 발생한 충격적인 일이다. 그러나 신종 플루 발생 때부터 사망자 발생이 예견됐는데도 외국의 사망사례에 비춰 아직 사망률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 방심했다. 때문에 보건당국과 국내 의료전문가들이 그동안 동요하지 않했다는 견해다.

 
정부는 국가 전염병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하긴 했다. 때문에 구체적인 준비를 하지 않은 채 의료기관에 개별환자 관리를 맡겨버린 초기 단계의 대응조차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거점병원과 거점약국도 선정하지 않을 정도로 안이하게 대처한 것은 차제에 반성해야 한다.

 
이제 신종 플루에 대한 우리 사회의 위험불감증은 의료기관이나 개인 등 모두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사망 사고로 볼 때 해외에 다녀오지 않아도 신종 플루에 감염될 수 있다는 확증을 얻게돼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때문에 개인 건강을 위해선 호흡기증상 등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는 신종 플루의 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기온이 떨어져 날씨가 선선해지면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해져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걱정된다. 여기에 여름 해외어학연수를 마친 학생들 마져 무더기로 귀국을 앞두고 있다. 또 조만간 각급 학교가 개학까지 하면 위험성은 더 커질 것이 뻔하다.

 
당국과 의료기관은 신종 플루에 대해 대응체계를 재점검하고 구멍난 부분을 메워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신종플루가 느긋하게 기다려 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당국은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신속한 비상대책을 펴야 한다. 국민들도 근거 없는 체질이나 우리 음식을 들먹이며 신종 플루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예방에 바짝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들은 백신 접종을 통해 합병증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신종 플루에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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