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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몸비 탈출

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유영덕

편집부 | 기사입력 2017/11/17 [13:36]

[기고] 스몸비 탈출

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유영덕

편집부 | 입력 : 2017/11/17 [13:36]
▲   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유영덕
얼마 전 친목회 모임에서 다리에 깁스를 하고 나타난 친구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가 다리를 헛디뎌 인대가 늘었단다. 나는 그 친구를 책망하지 않고, 스마트폰이 사단을 낸 것이라고 위로했다. 근래, 관내의 학생들도 몇 번의 비슷한 일을 겪었던 터다. 사실은 나도, 운전 중 전화가 오면 받아야 할지를 판단하기 위해 화면을 들여다보곤 한다. 그러니 이는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공통된 고민인 것이다.

스마트폰을 보며 도로를 걷는 사람을 스마트폰과 좀비를 합해 만든 합성어인 ‘스몸비’라고 한단다. 시선을 스마트폰에 빼앗기다 보니,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까지 사고를 유발케 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일들이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니, 문명의 편리함을 누리는 대가를 치루는 것인지도 모른다. 심한 경우에는 목숨을 잃었다는 해외 뉴스도 있다. 우리나라도 이로 인한 교통사고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니,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하겠다.

스마트폰의 탄생은 인류에게 엄청난 축복이다. 내가 처음 핸드폰을 접했을 때, 공중전화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진화를 거듭한 지금의 스마트폰은, 전화기는 물론 컴퓨터에 사진기 등 수많은 기능을 집적하게 되었다. 한 마디로, 비서가 딸린 사무실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기분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했는가? 기계와의 소통으로 생활의 편리를 얻은 만큼, 사람 간의 소통을 줄어들고 있는 문제는 우리에게 던져진 숙제이다.

어찌되었든 전문가들의 간절함이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을 완성하였으나, 그 문명이 ‘스몸비’라는 부작용을 함께 달고 나온 것이다. 이를 걱정하는 다른 나라에서는, 길 가의 기둥에 쿠션을 감싸 충격에 대비하기도 했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땅바닥에 신호등을 설치하여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니, 그 심각성을 가히 짐작케 한다. 그러니 일각에서는 운전 중 휴대폰 사용과 같이, 벌금을 부과해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법과 제도까지 동원하여 스마트폰의 사용을 강제한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우리 집에서도, 가족과의 대화중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아들딸을 보곤 한다. 이것이 현실이니, 장차 친구와 마주보고 다정한 대화를 하며 길을 걷는 풍경마저 사라질까 염려된다. 하지만, 한탄하며 시간을 보낸다 하여 달라질 것이 없기에 나만이라도 스마트폰을 외면하는 시간을 따로 가져야겠다. 얼마 전 깜빡하여,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산행을 한 한나절의 해방감을 기억하기에...

개인은 최소한 보행 중에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도록 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스몸비의 위험에 대처해야만 한다. 전방에 이물질 출현 시 경보음을 울리게 한다든지, 전방 상황을 화면 일부에 나타나게 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간에도 늘어만 가고 있는 스몸비 사고, 스마트폰의 제작사나 사용자 모두의 작은 의식전환을 통하여 다시 듣지 않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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