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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나이가 65세는 넘었지요? (시내버스 안 에서)

사)충청창의인성교육원 이사장, 충남신문 칼럼니스트클럽 회장 / 최기복

편집부 | 기사입력 2018/09/20 [11:23]

학생 나이가 65세는 넘었지요? (시내버스 안 에서)

사)충청창의인성교육원 이사장, 충남신문 칼럼니스트클럽 회장 / 최기복

편집부 | 입력 : 2018/09/20 [11:23]

 

충남신문 칼럼니스트클럽 회장 / 최기복

 천안시는 인구 65만이 넘는 충남 제일의 도농(都農)복합지역이다, 더구나 교통의 요지라는 이유로 인구가 영남 출신 1/4 호남출신 1/4, 충남출신1/4 , 천안 본토 출신 1/4 의 구성비를 가지고 있다 . 서울을 향하다 불안한 나머지 이곳에서 머물기도 하고

 

고향 쪽을 향해 내려가다 중도 하차하여 천안에 정착한 사람들도 다수이리라. 충남출신이라 하면 천안을 제외한 대전, 세종, 충북과 충남 15개 시군구 출신으로 천안에 정착한 시민이다.

 

천안은 충신열사의 고장이다. 유관순 열사의 본향이며 김시민장군, 조병옥 박사, 이동령 선생을 비롯한 역사적 인물들이 태어난 곳이다. 목천에 있는 독립기념관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더하여 중원이라는 이름으로 지정학적으로는 대한민국의 허브이기도 하다.

 

교통의 요지답게 군소도시 치고는 서울에서 아산의 신창에 이르는 전철 구간이 통과되기도 하고 시내버스는 농촌 지역과의 연계가 비교적 잘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또 하나 65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1회 요금으로 하루 종일 버스를 탈 수 있도록 승차카드를 만들어 혜택을 배려 해 주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이용하는 12번 노선의 버스에는 노인보다 학생승객이 더 많다. 학생은 노인에게 좌석을 양보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지난 3년 동안 버스를 타면서 학생 중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학생을 본 기억이 없다. 그러나 노인에게 노인이 자리를 양보 하는 일은 허다하다.

 

이것을 멀뚱멀뚱 쳐다보다 학생은 손안의 휴대폰에 얼굴을 떨군다. 출입구 윗쪽 전자광고 판에는 전자자막이 계속 스쳐 지나간다. "노약자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 합시다" 필자 나이도 70이 넘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을 수는 있어도 급정거를 한다든가 급회전을 하는 경우 견디기가 힘이 들었다. 그래도 학생들이거나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양보 받아본 일도 없고 양보 받을 생각은 꿈도 꾸지 않았다. 그리고 문화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체념한지 오래다.

 

선채로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데 지팡이를 짚고 노인 한분이 승차를 했다. 버스 안에 빈 좌석이 없기에 필자도 서 있는 상황이었지만 승객 중 2/3가 학생들이어서 누군가 자리를 양보하기를 기다리며 노인을 부축해 드렸다.

 

다시 버스 안을 휘둘러 봤다. 양보하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었다. 화가 났다. 버스기사 뒤 쪽 의자에 앉아 있는 학생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학생이 앉아 있는 좌석 등받이에 경로석이라고 쓰여 있군요. 학생 나이가 65세는 넘었지요?"

 

영문 모르고 어리둥절해 있는 학생, 내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 했거나 못 알아들었는지 뚱하고 그대로 앉아 있다. 중간 뒷좌석의 중년 여자가 노인을 자기 자리에 앉히고 자기가 그 옆에 선다. 버스 출입구 위쪽 전광판에서는 여전히 "노약자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 합시다" 라는 자막이 돌아가고 있었다.

 

필자가 천안시내 초. . 고등학교에 무료 경로 효 교육을 시켜드리겠다고 제안서를 127개 학교에 보낸 일이 있다. 안면이 있는 학교 교장선생님 외에 대답은 전무하다. 학부모로부터 그런 교육 받겠다고 시간 허비하다 아이들 대학 못 가면 교장선생님 책임질 거요라는 항의가 두렵다고 한다. 예산을 반납시켜야겠다.

  

                                                                                                            )충청창의인성교육원 이사장

                                                                                                     충남신문 칼럼니스트클럽 회장 / 최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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