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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군주의 신의 ‘절영지회’
공주교육지원청 유영덕 교육장
 
편집부 기사입력  2019/06/28 [14:40]

 

▲   공주교육지원청 유영덕 교육장

 호국보은의 달, 6월이 익어간다. ‘호국보은을 한데 붙여 사용하는 이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데도 자신의 이익 앞에 신의가 버려지는 모습은 각종의 매스컴이 아니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의라 함은 양방향성을 가져 이를 잘 지켰을 경우 언젠가 자신에게도 득이 될 텐데도 당장의 이익 앞에 이를 저버리며 살지는 않았는지 내 자신을 되짚어 본다. 

 

중국 고대사에 전해지는 군주의 신의에 대해서 알아보자. 絶纓之宴(절영지연) 또는 絶纓之會(절영지회)라고도 불리는 말은 한나라의 유향이라는 사람이 지은 중국 고대의 처세술을 집대성한 책의 복은(은혜를 갚음)편에 나온다. '관끈이 끊어질 정도로 취한 연회'라는 뜻인데, 다른 이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하여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나라의 장왕은 나라의 큰 난을 평정하고 공을 세운 신하들의 공을 치하하기 위해 이 여러 신하들에게 술을 하사하였는데, 그 때 후궁들에게 시중을 들게 하였다. 해가 저물고 술자리가 한창 무르익었을 무렵 바람에 의해 등불이 꺼졌다. 이때 누군가가 장왕의 애첩 총희의 몸을 더듬었고 그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 총희가 장왕에게 고하기를 "방금 불이 꺼졌을 때 누군가 저를 희롱하였습니다. 다행히 제가 그자의 관끈을 끊어 가지고 있으니 불을 켜고 그자를 확인하여 혼을 내어주십시오. 

 

장왕이 말하기를 오늘 내가 신하들을 치하하기 위해서 마련한 자리인데 처벌은 온당치 않다. 이러한 자리에 너희들에게 시중을 들게 한 짐에게 과가 있구나.” 하며 오히려 허물을 자신에게 돌렸다. 장왕은 바로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이 자리의 모든 신하들은 갓끈을 모두 자르도록 하라.” 백여 명의 신하들이 모두 갓끈 자르고 불은 다시 켜졌다. 자칫하면 피바람을 불러올 수 있었던 연회는 가벼운 해프닝만을 남긴 채 파하였다. 

 

몇 해 뒤에 초나라는 진나라와 나라의 명운이 달린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어느 한 신하가 늘 앞장서서 목숨이 위태한 장왕을 구하고 매 전투에서 분투하여 마침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난 후 장왕은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선봉에서서 초나라를 구한 장수를 불러 물었다. 과인이 그대에게 특별히 덕을 베푼 것도 없는데, 그대는 무슨 연유로 이처럼 목숨을 걸고 주저 없이 싸웠는가.” 그가 큰절을 올리며 말하기를 제가 몇 해 전 갓끈이 끊어진 놈입니다. 죽어 마땅한 소신을 용서한 대왕께 목숨을 바치기로 한지 오래입니다.” 

 

장왕의 순간에 관용이 자신의 목숨은 물론 나라를 구했던 것이니, 각박한 인정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더구나 요즈음처럼 상대를 이겨야 살아남는 사회구조 속에서 타인을 용서하기란 더욱 어려운 것 같다. 그러하기에 더욱 장왕의 관용과 장수의 목숨 건 충성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가슴 찡한 이야기를 찾아 중국의 고대사를 인용했지만, 우리에게도 그보다 훨씬 더한 신의(부하사랑) 이야기가 있다. 1960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소위로 임관하였던 강재구 소령의 이야기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육군 수도사단과 전후방 각 부대에서 근무하던 그는 1965년 대위로 진급하면서 월남파병을 자원하였다 

 

파병 전 홍천 인근에서 수류탄 투척훈련을 하게 되었을 때 부하의 어이없는 실수로 중대원들이 집결한 가운데로 수류탄이 떨어지게 되었다. 필사의 피신을 하였더라면 부상은 피하지 못하여도 목숨만은 잃지 않을 수 있었을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일고의 망설임 없이 수류탄을 몸으로 덮쳐 산화하고 말았다. 그는 소령으로 추서되었고 육군사관학교에 동상이 세워져 영원한 부하사랑의 숭고한 정신에 표상이 되었다 

 

살신성인으로 부하들의 목숨을 구한 숭고함이 부하를 믿어 신의를 지킨 장왕의 그것에 비하랴. 그의 부하들의 충절 또한 그렇다. 아쉽게도 강소령 부하들의 그 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명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처럼 이들이 조국 앞에서 목숨을 아까워하였겠는가. 중국의 고사 속 갓끈 끊긴 장수의 충성이 어찌 그들만의 것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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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8 [14:40]  최종편집: ⓒ 충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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