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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20/04/23 [10:39]

막 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입력 : 2020/04/23 [10:39]

  

  © 편집부

 

정치인들의 막말로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잘못된 관행이 언제 사라질까? 말은 그 사람의 근본, 지식, 수준, 성격, 품위, 인격을 나타내는 척도다. 말을 한번 입에서 발설하면 한번 쏜 화살과 같아 다시 잡을 수도 없고 주어 담을 수 없다.

 

말 한마디가 평생을 후회할 수도 있고 그로인해 병들어 고민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 불교에서 사람은 입 안에 도끼를 품고 태어난다고 했다. 그 도끼는 남을 죽일 수도, 자기를 망칠수도 있으니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얘기다.

 

'입이 바로 화의 문이니 병마개 막듯 봉한 연후에 말하라는 가르침도 있다. 유교에서도 도에 가까운 사람은 말이 적다.”고 했다. 공자는 말만 영리하게 하는 자는 인자한 마음이 있고 강직, 소박하기에 말을 더듬듯 조심하는 사람이 인에 가깝다고 가르쳤다.

 

말처럼 무서운 흉기는 없다. 칼에는 앞날이 있지만 사람의 입에는 백 개의 날이 달려 있다. 별 생각 없이 내뱉은 한 마디의 말이 상대의 가슴에 평생 가시로 꽃인다. 정치인들의 말이 특히 사납다.

 

아무리 말로 하는 것이 정치라 하지만 상대를 요절내고 말겠다는 식으로 막말과 독설을 날려버리는 정치인이 있다면 잘못이다. 한번 나와 버린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말은 당신의 노예이지만 입 밖에 나오면 주인이 돼 버린다”.

 

생각 없이 뱉은 정치인의 막 말 발언에서 그 사람의 인격과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 막 말을 한 사람에게는 입안의 도끼가 결국 스스로를 내리치는 도끼로 돌아온다. 최근에도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막말 때문에 국민을 분통터지게 하고 있다.

 

왜 이런 막말을 쏟아내는 걸까? 바로 정치적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다.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켜 궁극적으로는 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다. 국민은 단지 막말이 나쁘다는 이유 때문만으로 분노하는 게 아니다.

 

막말 자체도 나쁘지만 막말을 통해 정치혐오를 조장하고,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켜 정치적 잇속을 채우려는 얄팍한 계산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막말을 한 당사자인 정치인들은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며 반발하기 일쑤다.

 

정치권에서는 막말 때문에 여론의 몰매를 맞아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갔다. 이번 총선에서도 일부 국회의원 후보들이 쏟아내는 막말과 비방, 흑색선전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작심하고 쏟아낸 막말은 그 속내가 뻔히 보여 국민들을 곤욕스럽게 했다. 일부는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원색적인 막말도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에겐 언론의 날카로운 비판도, 준엄한 꾸짖음도 별반 소용이 없다. 일부 정치인의 성적 비하 발언, 세대 비하 발언 등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막말로 정치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기도 했다. 또 막말을 여과 없이 보도한 언론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확산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제 막 말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말에는 책임이 따르는 만큼 이들에 대한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쏟아낸 막 말을 교훈 삼아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품격 있는 정치가 되길 기대해 본다.

 

막말을 한다고 해서 다 스트롱맨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너진 정치인의 품격을 되찾는 것은 그 출발점이 막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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