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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군대가 나라를 지킬 수 있겠는가?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20/05/20 [13:46]

이런 군대가 나라를 지킬 수 있겠는가?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입력 : 2020/05/20 [13:46]

  

  © 편집부



우리 군의 안보가 왜 이렇게 후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군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아 불안스럽기만 하다. 최근에 일어난 강원도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이 한국군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한 사건만 해도 그렇다. 합동참모본부가 감시초소(GP)총격 사건을 검증한 결과 비무장지대 내 GP 피격 당시 기관총 원격사격 체계 고장으로 32분 만에 대응 사격한 것으로 들통이 났다. 북의 총격 후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대응사격을 시도했다니 기가 찰 일이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 K3 경기관총으로 첫 대응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의 실태가 이 정도라니 실망감이 너무 크다. 전쟁으로 이어지지 안했기 망정이지 큰 화를 불러일으킬 뻔 했다. 우리 군의 최근 군사 대비태세와 기강의 총체적 붕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GP는 북과 대치한 최전방 감시초소로 사시사철 24시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다. 북에서의 총격 등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전방 감시초소(GP) 피탄 사건의 실상이 밝혀질수록 군의 전방위 문제점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합참 조사로 밝혀진 북한군과 직접 마주한 부대의 가장 중요한 중기관총이 고장 난 것조차 모르고 있었는데도 군 지휘부는 시종일관 ‘우발적 총격’이라며 북한군을 감싸고 돌았다. 

 

오죽하면 군 당국이 북한군이 해야 할 변명을 대신해 ‘북한군 대변인’ 같다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오발 논란으로 남남갈등만 키운 셈이 됐다. 군의 해명과 달리 북측에서 쏜 4발이 우리군 GP에 1.5∼2m 탄착군을 형성한 것은 의도성을 가진 조준사격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군은 ‘훈련이 잘 된 GP’라고 밝힌 부대가 이 지경이니 더 한심하다. 

 

이런 곳에서 총격사건의 초기 대응이 이렇게 허술했다는 데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매일 점검해야 할 기관총의 핵심부품이 망가진 것을 아무도 몰랐다니 말이나 되는가?

 

무기 점검은 군대의 기본이다. K6는 다소 무겁지만 그리 복잡하지 않고, 육안으로 점검할 수 있는 무기다. 그래서 미리 설치한 상태에서 사격하는 경우가 많다. 공이가 망가진 사실도 몰랐다는 것은 기본 점검조차 제대로 지키지 안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물론 우리 군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래서 군을 향해 걱정하거나 비판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이 적을 지키기는 커녕 국민이 되려 군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국방 태세 붕괴는 위험 수준이다. 최일선부터 지휘부까지 이런 군대가 나라를 지킬 수 있겠는가? 군의 기강 해이론이 나올 때 마다 국방부 장관이나 군 수뇌부가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만 기강해이 사건은 여전하다.

 

정부 차원의 진단과 대책이 절실하다. 대대적인 환골탈태하는 등 반성없이는 달라지질 않을 것 같다. 북한이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조차 휴지 조각 취급을 한 것이다. 최소한의 신뢰조차 없이 밀어붙여 DMZ에 평화가 왔다고 선언한 남북군사합의가 기만적이며, 우리가 허구적 평화 쇼에 놀아났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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