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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복(校服)은 약속이다!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 조영종
 
편집부 기사입력  2020/06/03 [16:01]

 

  천안오성고 교장 조영종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늦어지면서 학생들이 동복이나 춘추복도 입어보지 못하고 하복을 입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적잖은 신입생들이 학교에 나오고 싶어서 방안에서 교복을 몇 번씩 입었다 벗었다 했다는 학부모들의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더한다.

 

교복은 학생들에게 입게 했던 제복으로 학생이라는 자각을 하게함은 물론 일반인과 구분되게 하여 생활을 보호·통제하는 효과도 있었다. 교복을 입고 유흥업소나 영화관 등 청소년에게 허용되지 않은 장소의 출입을 할 수 없게 한다든가, 흡연, 음주, 학교폭력 등과 같은 학생 신분에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교복은 통제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있지만 소속감이나 공동체 의식을 가지게 하거나 자긍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게도 한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보호하는 측면이 강하다. 교복을 입은 학생이 어려움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 이 사회의 대부분 어른은 앞장서서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가. 또 어느 학교 어떤 학생이 어려움을 당했는지 쉽게 파악됨으로써 신속한 구호 조치나 지원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일부에서 학생인권 조례의 제정을 추진하면서 학생은 교복 착용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교복을 입고 싶으면 입고 입기 싫으면 안 입어도 되는 선택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어서 뜻있는 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현재 충청남도는 학생들의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입어도 되고 안 입어도 되는 교복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교복 무상지원부터 멈추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안 입어도 되는 교복에 도민들의 많은 혈세를 낭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학생과 학부모가 원한다면 교복을 없애고 학생들이 자율복장으로 등교하게 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교장으로 있었던 두 학교에서 교복 자율화를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해본 적이 있다. 그 결과는 교복자율화에 대하여 학부모들의 대다수가 결사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였다. 교복이 정해져 있으면 교복만 잘 세탁하고 손질하여 입히면 되지만, 자유복을 허용하면 사춘기 학생들이 매일 아침 새 옷이나 좋은 옷 타령을 하며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복 자율화에 반대하는 학부모 중에는 규칙과 질서를 지키게 한다는 생활 지도상의 이유와 학생다움이라는 이유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교복 자율화를 찬성하는 학부모 중에는 학생의 개성 있는 옷 입기와 자기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필자 입장은 교복을 입고 안 입고는 학교공동체가 결정해야 하고 입도록 정했으면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학생이 교복 착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조례가 아니라 학교공동체의 약속에서 출발해야 한다.

 

차제에 학교에서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교육 활동을 잘하고 있는데, 현장의 실태나 요구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일부 의견에만 의존하여 오히려 현장을 더 어렵게 만드는 일은 없는지 관계자들은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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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03 [16:01]  최종편집: ⓒ 충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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