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기사입력 2020/07/22 [18:10]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 입력 : 2020/07/22 [18:10]

  

 


모든 죽음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죽음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삶을 난도질한 채 무책임하게 홀연히 떠나 버린 죽음은 사회적 파장이 더욱 요란스럽다. 때문에 어떤 죽음은 진실을 드러내지만 어떤 죽음은 진실을 은폐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죽음을 평가하고 해석하는 과정은 곧 사회의 윤리를 재생산하는 사회적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특권층의 죽음은 오직 사적인 것이라도 권력의 과시와 자본의 사회적 분배 과정으로 동원되는 등 과잉 해석되기도 한다.

죽음이 끝이라는 단순한 교훈을 남기는 사회는 위험하고 불행하다. ‘죽으면 끝이라는 사유는 죽음이 모든 것을 덮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그래서 죽음을 끝이 아니라 시작을 잉태 할 수 있다.

죽음이 진실을 덮을 수 없다. 인간의 존엄은 필멸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흔한 것은 귀하지 않다. 귀한 것은 희소하다. 그래서 인생이 존엄한 것이다. 때문 한 번 뿐인 인생기에 죽음도 한번뿐이다.

한 인생의 진정한 평가는 죽을 때부터 시작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자살도 마찬가지다. 그가 평소 자임해 온 대로 진정한 페미니스트라면 자살하지 말아야 했다. 살아서 진실을 말하고, 피해 여성에게 물적·정신적으로 사죄하고, 공인으로서 사회 전체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자살은 비겁이란 단어를 피해 갈 수 없다. 박 시장의 죽음은 너무 값없고 초라하다. 대의를 위해서는 고사하고, 곤경을 모면하기 위해 귀하디 귀한 목숨을 버린 것이다.

한 번뿐인 죽음은 공의나 대의에 기여치 못했다. 오히려 자신이 가해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계기가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평생 공익을 이야기하던 이미지 좋은 정치인에게는 최악의 죽음이다.

박 시장의 죽음을 보면 떠오르는 게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Me Too)’로 온 나라를 흔들어 놓고 종적을 감춘 일이다.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잘못을 법적으로나마 책임졌기 때문이다. 또 성완종 전 국회의원의 죽음이다. 성 전 의원은 경남기업 회장이던 시절 자원개발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숨진 그의 품에 남겨져 있던 메모는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며 정치계에 큰 후폭풍을 일으켰다. 그는 마지막까지 구명에 힘을 쓰다가 막다른 골목에 처하게 됐다. 생명체의 마지막 절규에서 몰려 몸부림치다 결국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도 갑자기 벌어지진 일이 아니다. 비서실의 그녀가 고소인 조사를 받던 날 박 시장이 홀로 산에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도 그렇다.

노 대통령은 가족의 비리를 감춰주기 위해 희생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비통해 했다. 이처럼 한 사람의 석연치 않은 죽음은 파장과 원한을 남긴다. 죽은 사람의 비중이 크면 클수록 사회적 파장은 더욱 크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죽음에도 신중해야 한다. 개인적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죽음이 그 생의 무게와 어울리는지, 그의 사회적 비중에 적당한 것인지. 두고두고 곱씹고 되새기게 되기 때문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