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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땀흘려 생산한 쌀을 사료로 쓴다니

편집부 | 기사입력 2010/07/26 [11:37]

농민이 땀흘려 생산한 쌀을 사료로 쓴다니

편집부 | 입력 : 2010/07/26 [11:37]
긴 세월 민족의 생명줄이었던 쌀이 최근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쌀은 고려시대부터 물가나 봉급의 기준이 될 정도로 귀한 존재였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쌀을 구입하는 것을 ‘쌀을 판다.’고 하는 식의 언어 생활의 흔적이 아직도 여기저기 남아 있다.

그런 쌀의 처지가 최근들어 급변하고 있다.   가격은 국제수준보다는 여전이 높지만 하락세다.    다른 물가의 상승세와 대비된다.    풍년에 의무 수입쌀 증가 그리고 소비 부진으로 창고에는 묵은 쌀이 넘친다.  때 문에 정부가 적극적인 쌀 수급 안정화 대책을 내 놓았다.

하나는 오래된 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하고 농지를 매입하여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몇년 사이 ‘쌀 문제’는 농정의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골칫거리가 됐다.    때문에 쌀 공급과잉을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처럼 쌀이 남아돌자 정부는 최근 쌀 20만t을 추가로 시장에서 격리한 이후 쌀 값이 오름세를 보이다가 다시 산지 쌀값이 한 달 만에 떨어지는 등 쌀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쌀값 안정을 위해 추가 매입 가능성을 열어놓고 았고 우선 식량으로 쓰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2005년산 묵은 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키로 했다고 한다.

  농민들이 생각할 때 기가 막힐 뿐이다.   이처럼 “쌀이 천덕꾸러기냐.”는 여론이 일어 시끄럽지만 해법은 요원하다.   농정 당국 최고책임자가 쌀 사료용 공급 방안을 처음 밝혔으나 의미는 크다.    너무 오래 묵혀둬 도저히 식량으로 쓸 수 없기에 그동안은 주정용으로 처분해왔는데 사실상 사료용으로 파는 것이 경제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 먹기위해 농민들이 땀을 흘려 생산한 쌀을 사료용으로 공급한다고 하니 농민들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최근 산지 쌀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하락 폭이 미미해 일시적인지 아니면 추세적 현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처럼 산지 쌀값은 줄곧 떨어져 1년 전과 비교하면 16.5%나 낮게 거래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2009년산 쌀 가운데 공공비축용 37만t과 수확기 쌀값 안정용 34만t을 사들인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20만t을 추가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시켰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쌀 재고는 140만t으로 적정량의 2배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쌀 재고량이 100만t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남아도는 쌀의 창고 보관비용만도 한해에 6000억원이란 엄청난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이처럼 쌀 재고량의 급증은 풍작이 지속되는 가운데 식생활 패턴마져 변화해 쌀 소비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쌀 소비량은 2007년 1인당 연간 76.9㎏에서 지난해는 74㎏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72.4㎏으로 줄곧 내리막길이다.    이런 추세라면 60㎏을 밑도는 일본 수준에 근접할 날도 머지않아 쌀 소비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게다가 해마다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외국산 쌀도 재고 누적 요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더구나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육류, 빵, 떡, 국수, 라면, 즉석밥, 시리얼 같은 대체식품 소비가 느는 등 식생활이 다양화, 편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소비되는 쌀의 97.8%가 주식용이어서 남는 쌀을 처리할 도리가 없다.

   가공용 쌀 소비가 생산량의 5%에도 못 미치는 구조는 누가 보아도 문제가 심각하다.    때문에 용도별 쌀 소비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왜냐하면 쌀 소비가 줄고 과잉생산더라도 쌀 산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쌀 소득기반이 무너지면 농업 전체가 무너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고령화로 농지를 보유, 경작할 인구가 줄면서 경작 포기 논이 늘고 있어 황무지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도 이제 일본처럼 논 면적의 36%를 휴경(休耕) 또는 대체작물 재배로 활용하고 있는 제도 도입도 고려해 볼 일이다.

논에 대체작물을 재배해 쌀 생산량을 줄이고 현재 6%밖에 안 되는 가공용 쌀 소비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

임명섭/천아언론인클럽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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