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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4년여 교직생활을 뒤로하고 퇴임 앞둔 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을 만나다

황은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7/08 [15:00]

[인터뷰] 34년여 교직생활을 뒤로하고 퇴임 앞둔 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을 만나다

황은주 기자 | 입력 : 2021/07/08 [15:00]

 

▲ 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


교장실 가득 커피향이 코를 찌른다
. 천안오성고 교장실을 찾으면 항상 직접 드립으로 내려주시는 교장선생님의 커피가 기다리고 있다. 맛 또한 웬만한 바리스타 수준이다.

 

8월 퇴임을 즈음해 한국국.공립 고등학교장회 회장이자 천안오성고 교장이신 조영종 교장선생님을 찾아 몇 가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영종 교장은 1961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34년여 교직생활 동안 가정방문, 상담활동으로 학생 인성교육에 앞장섰다. 학생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인공지능(AI) 융합교육 중심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등 정보교육에도 힘써 오신 이 시대의 참다운 교육자이다. 그는 1987년 교직에 입문하여 오는 8월말 명예퇴직까지 346개월 동안 봉직하였으며, 현재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 회장과 충남고등학교장회의 회장을 맡고 있고 얼마전까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의 수석부회장직을 맡았었다.

 

또한 조영종 교장은 2006년 교육감 표창,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 2014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특히 2021년에는 대한민국 파워리더(교육발전유공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4년의 교직 생활 동안 해온 공적으로 알 수 있듯이 본인의 자식들에게는 소홀하고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 천안오성고등학교를 소개해 주신다면?

천안오성고등학교는 20073월에 개교하여, 올해로 14년 되는 천안시내 서북쪽에 위치한, 37학급(특수 1학급 포함)규모의 일반계 남녀공학 고등학교입니다.

 

환경적으로는 시내 중심에서 떨어져 있어 주변에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과수원길 27’이라는 주소가 말해 주듯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인접해 있어, 공기가 맑고 소음이 없고 유해시설도 없는, 쾌적한 교육환경을 자랑하는 학교입니다.

 

2. 교장선생님의 교육 경영철학에 대하여 말씀해 주신다면?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교육은 학생의 배우려는 마음과, 교사의 가르치려는 마음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의 뚜렷한 목표와, 그를 향한 의지 그리고 교사의 뜨거운 교육애와 열정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먼저, 꿈을 키우는 학생을 응원합니다. 목표 의식이 뚜렷하여 스스로 학습하는 학생들이 문제해결력을 지니고, 남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열정을 가지고 실천하는 교사이기를 희망합니다.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넘치는 교육애를 실천할 때 존경받는 교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세 번째로 학부모는 자녀와 사랑으로 대화하고, 학교를 믿고 협력하여 함께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자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성공적인 교육이 될 수 없기에 때문에,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3. 천안오성고등학교는 학생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혁신학교로 거듭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융합교육 중심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등 정보교육에도 힘써 온 계기에 대하여 말해주신다면?

중학교에서 진로를 결정하여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상업이나 정보 계통의 특성화고등학교와 달리 컴퓨터 등 정보와 관련된 수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학교 때와는 달리 진로가 정보와 관련된 방향으로 바뀐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정보와 관련된 분야에 미래사회 먹거리가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또한 정보교육은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길러 주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공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진로직업문제와 연계되어 학생들에게 정보 관련공부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되었습니다.

 

20179월 천안오성고등학교 부임이래 교육과정을 변경하여, 본인이 원하는 경우 3년간 500시간 정도의 정보관련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우선 정보와 컴퓨터 교과 교사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2019년부터 정보 교과 중점학교를 지정받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교육부로부터 인공지능(AI) 융합교육 중심고등학교로 지정받아 4년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25천만 원의 예산으로 정보 관련 교육을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4. 천안오성고등학교에 계시면서 인성교육, 진로교육, 창의교육 등 장학활동 및 성과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인성교육의 핵심은 꾸준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담임교사, 상담교사, 부장교사, 교감, 교장 등이 학생들이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 등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자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인성교육의 출발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학생 가정을 담임교사나 학교장이 방문하여 학생의 가정형편도 살펴보고 부모들도 만나서 함께 상담을 실시하여 해결책과 지원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로진학교육으로는 학생들이 1학년 단계에서 뚜렷한 삶의 목표를 정하도록 하고, 입학과 동시에 학급별로 한 명씩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학생들에게 진로 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도록 하여 수시로 담임교사 및 진로진학상담교사 그리고 외부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도록 하였습니다.

 

천안오성고등학교는 학교가 도시의 변두리에 있다는 이유로 1순위 지원 미달이 반복되고 있는 학교로 더욱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해결책으로 다양한 체험 기회를 마련하고 학생회 중심의 학생자치 활동을 활성화하여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학교 매점을 직접 운영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장차 진로와 연계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일본으로의 국제교류 체험학습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 학생들의 바깥나들이 기회를 자주 마련하였습니다.

 

20179월 부임이래 과학실 등 학교 시설부족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방면으로 노력하여 교육부 특별교부금과 도교육청의 지원을 얻어내 부족한 특별교실 8(일반교실 15실 넓이)을 증축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학생 사물함 전면 교체, 교실 냉난방기 교체에서 교실의 커텐 교체까지 오래된 것들을 새 것으로 바꾸었으며, 탁구장 설치, 학습 카페 3실 설치, 학생 개인별 신발장 설치, 학교 매점 설치 등 없던 것들을 새롭게 마련하여 학생들에게 쾌적한 학습 환경을 조성해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남녀 교직원 휴게실 설치, 학습공동체실 설치, 환경미화원 휴게실 설치, 조리종사원 휴게실 리모델링 등을 실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4년제 대학 진학률 2019년 기준 89.92%로 충남 1(전국 12)를 차지하기도 하였고, 2019년 졸업생부터 연속해서 서울대학교 입학생을 배출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에 대거 입학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5. 한국교총에서 수석부회장직을 맡으셨었고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직과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두 단체는 어떤 곳이며, 어떤 역할을하셨는지 말씀해주신다면?

2018년 충남교총 수석부회장을 역임하다가 20196월 회장단 선거에 입후보하여 제37대 회장단으로 당선되면서, 20196월부터 지난 4월말까지 수석부회장직을 수행해 왓습니다. 무엇보다도 교권보호와 수업권 보호는 물론 학생생들을 보다 잘 가르치고 지원하기 위한 교수학습방법 및 학교경영의 노하우들을 공유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단체입니다.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는 전국의 1600여개 국공립고등학교의 교장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회의의 충남지부라 할 수 있는 충남고등학교장회의 회장을 20179월부터 맡아오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는 전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 수석부회장직을 함께 해오다고, 지난 2월 대의원회의에서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제24대 회장으로 선출되어 31일부터 1년간의 임기를 시작하였습니다.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는 실질적인 한국의 전체고등학교의 교장조직으로, 고등학교 교장들의 권익 보호와 전문성 신장 그리고 고등학교 교육 발전을 위한 건전한 여론조성과 의견제시를 주요 역할로 하고 있습니다. 전국단위 고등학교 교장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해마다 직무연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모의평가의 문항 검토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한국중등교장단의 부회장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한국국공립고등하교회는 지난 6월 한마음 혈액원 및 한글세계화운동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일선 고등학교에서 헌혈사랑과 한글 사랑 운동을 함께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6. 교육자로서 힘들었던 시기와 현재 어려운 점,보람있었던 일을 말씀해 주신다면?

교육자로서 34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힘들지 않은 순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학생지도로 정작 내 아이들에게는 소홀했다는 반성을 하게 되는, 어렵게 느꼈던 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요즘에는 개인의 의견이 존중되고, 학생의 인권이 무엇보다 강조되다 보니,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은 교사의 충정이,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간섭과 통제로 여겨지는 실정입니다. 설상가상,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으로 비대면 수업이 길어지면서, 학생들과의 소통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당연한 인성교육을 제대로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보람있었던일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201112월 대구의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한 일을 계기로 201221일부터 자비로 휴대전화기를 한 대 더 장만하여 예스폰(학교폭력 예방 상담 및 신고 전용 스마트폰)’을 운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예스폰의 취지와 함께 전화번호를 공개하여, 언제 어디서든지 학교폭력과 관련된 상담이나 신고를 하도록 하고 학교장이 직접 접수하여 비밀리에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주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져 이지메로 골치를 앓고 있는 일본의 NHK방송이 찾아와 특별프로그램 2개를 제작하여, 국내와 국제방송으로 방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3년 반 이상 운영한 예스폰은 모두 450여 회의 상담과 신고가 이뤄졌으며, 특히 전문가들이 분석에 따르면 2년에 걸쳐, 1학년 두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아, 소중한 생명을 다치지 않게 한 결과를 얻어낸 것으로 분석되기도 하였습니다.

 

일은 교육부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고, 충남교육청에서는 교육감 특별지시로 모든 희망학교에 스마트폰 운영비를 지원하여, 예스폰 형태의 상담 및 신고 전화를 운영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때 저는 교육부 주관의 학교폭력 예방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7. 퇴임을 앞두고 교육부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재의 학력평가 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때 제대로 된 학력진단평가가 이루어져야 어떤 집단의 문제나 개인의 학력에, 문제파악이 될 것입니다. 그런 연후에 개인별이나 집단별로 맞춤형 처방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2025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전면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확신할 수는 없겠으나, 지금의 교원 숫자와 시설을 가지고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우선 교원 확충부터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교원들의 평균시수에 얽매이지 말고, 모든 교원의 수업시수를 15시간 이내로 줄여주고 나서, 3과목 정도를 개설하도록 한다면 설득력이 있습니다.여러 과목 수업에 다른 수업 준비나, 시험문제 출제 등의 부담이 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18시간에서 24시간까지 맡겨 놓고, 여러 과목을 개설하라고 한다면, 과연 실현성이 있을 것인지 의문입니다.

 

8. 퇴임 후의 활동 계획에 대하여 말씀해 주신다면?

346개월의 교직생활을 끝으로 831일부로 명예퇴직을 하게 됩니다.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년까지래야 겨우 16개월 남은 시점이지만, 정년을 하지 않고 명예퇴직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교사 생활 16, 장학사 생활 7, 장학관 2, 교감교장 96개월의 세월이었습니다. 공주의 우성중, 태안의 태안여중, 창기중, 논산(계룡)의 강경중, 연산중, 논산여고, 천안의 천안부성중, 천안오성고 그리고 공주교육지원청, 당진교육지원청, 충남도교육청에 이르기까지, 일선학교 교사에서 교육과정 담당 장학사, 학업 담당 장학사, 지역교육청의 교육과장과 체육인성과장, 도교육청의 다문화 국제교육팀 장학관, 고등학교 교감, 중학교 교장 그리고 끝으로 고등학교 교장으로 마무리 하는 교직생활이 되었습니다.

 

34년 넘게 충남교육을 사랑하고 함께 해 왔던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충남 청소년들의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함께 걱정할 수 있는 일에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 천안오성고 사회적협동조합 창립

 

▲ 일본체험활동(오카야마 공항에서)

 

▲  학생들과 학교장이 함께한 체험활동

 

▲ 학생들의 협동수업 장면(토의토론 수업)

 

▲ 인공지능 융합교육 중심 고등학교 운영

 

▲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역할(신년교례회 참석모습)

 

▲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으로 교육부와의 교섭에 참여

 

▲ 충남고등학교장회 회장 활동

 

▲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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