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서 좌파 이념은 1862년 삼남지방에서 발생한 민란으로부터 거슬러 살펴볼 수 있다. 그 후 1892년 동학혁명기 까지 왕조체제에 대한 저항이 있었고 1919년 3.1운동 까지는 신분질서 폐지요구와 함께 민족의식 성장기가 있다. 또한 해방될 때까지 일제에 대한 항일운동기, 해방이후 국가 형성기로 구분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철종시대 충청도,경상도,전라도 지역에서 발생했던 민란은 지방 아전 등 관리들에 대한 적대감이 원인되었고 조선조 말에 이르러 삼정의 문란과 양반계층의 착취가 심화되어 농민들에게 2중3중의 부담이 지워졌다. 그러한 사회 부패와 권력 무능에 대하여 농민운동은 전국화 되었던 것이다. 동학운동 당시에는 농민군대를 결성하여 폐정개혁 12개항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일제치하 민족해방운동과 통합의 계기를 맞이하면서 1917년 러시아 짜르왕조에 대한 볼셰비키혁명 이후 구소련 등 외세의 급진적 좌익운동이 접맥되었다고 본다.
한편, 1876년 조선의 개항과 더불어 서구 근대화의 물결을 타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당시 지방관리(中人)이상의 신분계층이 개화사상을 받아들이며 외래문화를 소수엘리트들의 전유물화 하였고 이것이 서구식 부르주아 운동으로 발전되면서 우익의 이념으로 전개되기도 하였다. 부르주아는 서구사회의 중산층 또는 중간계층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농민들은 양반 지배계층으로부터 착취를 인식하게 되면서 반체제 저항운동으로 발전하였고 상인 등 천민계급 역시 지방 관리들과 조세문제로 항상 갈등과 적대감을 쌓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저항의식은 일제병탄 이후 3.1운동으로 계승발전, 민중운동으로 확산된 것이다.
결국 조선 왕조에서의 민란은 19세기 서구 노동계급의 등장과 함께 1919년 소련이 주도한 제3공산주의 인터내셔날 약칭 ‘코민테른’에 접목되면서 한국근대사의 ‘좌익이념’으로 자리하는 기원을 갖게 된다.
민란과 동학은 농민층에 의한 저항운동이었고 그 이후 3.1독립운동에서 전국 민중화 단계로 연결되었으며 이때는 대다수가 농민층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 때에 농민과 다른 광업, 금속업, 이발소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노동자들이 상당수 참여하였는데 이것이 또한 좌익이념의 기반이 된 것이다.
3.1운동은 이승만 등 외교선전파, 이동휘 등 군사무력파, 안창호 등 업무실력파가 있었으며 이승만이 미국의 민족자결주의 정책에서 실패하게 되자, 이동휘 등은 소련 공산당 코민테른의 혁명전략에 기대를 걸었다. 1922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극동노력자대회에 여운형 등이 참석 활동하면서, 칼 마르크스 이론에 심취했던 레닌을 면담하고 ‘조선혁명’ 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또 김규식은 ‘아시아 혁명운동과 제국주의’ 라는 논문을 소련 ‘공산주의 연구’ 라는 잡지에 게재하기도 하였다. 이때에 독립운동방법을 놓고 타협과 비타협 등 대립과 함께 코민테른의 사상적 지원과 테제(강령)에 따라 한반도는 좌익의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조선의 민중운동이 자생적이었다면 소련의 코민테른은 외세의 유입이라고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과 어쩌다가 승전국이 된 소련이 북한출신 김일성을 앞세워 한반도를 접수하려다 분단의 씨앗을 만들었고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는데 스탈린에 의한 모종의 개입배경 까지를 더하면 한국 좌익이념의 전개에 상당한 외세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1세기 한국정치 현실에서도 진보 좌파는 과거 좌익이념의 연장선이 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반미와 반일 노선을 표방하고 친중과 친북,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없다는 점에서 좌익이념과 맥이 닿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소비에트연방)은 1991년 30여년 만에 자체 붕괴하였고 그 혁명이론의 영향을 받은 동구권 나라들과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공산주의 체험한 결과 지금도 후진국 처지에 있다는 사실 또한 좌익이념의 모순점이 새삼 실증된다고 할 것이다.
주지하는바, 지금은 왕조도 아닌 자유민주 체제이고, 레닌이 심취했던 마르크스 이론도 서구에서는 외면되었던 측면에서, 지나치게 이념을 강조하거나 고집하는 것은 한민족 전통의 국가이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저작권자 ⓒ 충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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