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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 대한 생각

KMS정밀(주) 대표/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고기택

편집부 | 기사입력 2023/06/28 [14:29]

경쟁에 대한 생각

KMS정밀(주) 대표/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고기택

편집부 | 입력 : 2023/06/28 [14:29]

 

 

누군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소중한 생명이 잉태했을 때, 한 사람이 비로소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그게 당신이었고 나였다. 어머니 자궁에서부터 우린 경쟁을 시작했다. 그건 시작이었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형제들과 작은 경쟁을 하게 된다.

 

사실 어린 나이에 경쟁이 뭔지는 몰랐어도, 잠재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여 자신도 모르게 그 경쟁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그때 처음 배웠던 것이 울음이 아닌가 싶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말도 못 하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표현이 울음이었고, 그 울음은 의미가 다르다. 살기 위한 경쟁을 하는 것이다.

 

부모는 경험을 통해 본능적으로 아이가 배가 고파서 우는지, 아파서 우는지, 아니면 생리적인 것을 처리했는지 알게 되고, 바삐 아이의 울음에 화답한다. 지금이야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다양한 지식을 인터넷으로 배우고, 아이 키우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지만, 옛날에는 바쁜 삶이라 사실 지금 같이 아이들을 키우지 못했다.

 

아이가 울어도 얼마의 시간은 방치하기도 했었다.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시부모 눈치도 봐야 하고 밀린 집안일이랑 밭일 들이 그런 환경을 만들었다. 아이를 등에 업고 김을 매어야 했고, 물도 길어 와야 했다. 빨래도 해야 하고, 식사 준비도 해야 하고, 어디 한두 가지였으랴.

 

그러나 그 시절의 부모들은 그것에 거부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받아들인 체념이 옳을 것이다. 전부 그렇게 살았으니까. 아이는 울다가 울음을 그치게 된다. 아무리 울어도 반응이 없을 때, 뭔가를 느끼게 되었으리라. 그러다가 부모의 얼굴이 보이면 이때다 싶어 다시 울음을 터트린다. 생존하기 위한 표현이다.

 

그 나이 때의 기억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아이들을 키워가면서 본인도 어렸을 때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젖먹이 때를 기억할 수 없지만, 대여섯 살 때의 기억은 한두 가지 하고 있을 것이다. 형제들과 같이 자라면서 욕심도 부려 봤을 것이고,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러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비로소 집과는 다는 경쟁의 사회를 접하게 되었다. 공부도 그렇고, 운동회도 그렇고, 친구들과 어울림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선의의 경쟁이었지만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씩 배웠다. 어찌 보면, 지금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무수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때 배웠던 것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하는 일이 잘 안되어 빚을 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경쟁에서 졌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남들은 사업을 하여 떵떵거리며 사는데, 나는 왜 월급쟁이로 살고 있나 되새김할 필요도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나름의 아픔이 있다. 오히려 직장 생활하는 사람이 부럽기도 할 것이다. 은퇴가 없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경쟁에서 패배한 사람은 돈이 없고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남을 속이고 비겁한 방법으로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하늘이 몰라도 본인은 알고 있을 테니까.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건 양심이 없는 것이고, 경쟁에 대해 그릇된 생각을 하는 사람일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살지 않았다면 당신이나 나도 경쟁에서 떳떳했고 패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승부는 이기고 지는 것이 있지만, 경쟁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말 못하는 어린아이는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울음으로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한다. 그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죽는 날까지 우린 경쟁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너와 나도 사실은 삶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그 삶의 현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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