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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장'은 옛 말 ‘화장장 부족’ 대책 마련해야!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기사입력 2024/03/06 [09:21]

'3일장'은 옛 말 ‘화장장 부족’ 대책 마련해야!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입력 : 2024/03/06 [09:21]

 

화장은 죽은 사람의 시신을 불에 태워 처리하는 장례법이다. 불교에서 유래된 장례법으로 다비라고도 부른다. 지금은 묘지 부족과 인식의 변화로 인해 화장이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인들도 시신을 화장 후에는 뼈를 추려 뿌리거나 유골함에 담아 묻거나 봉안시설에 안치하고 있다.

 

불교의 근원지인 인도에서 옛부터 이루어지던 화장이 유행하여 오늘날에는 동아시아에 뿌리를 내렸다. 우리나라도 중국에서 불교가 전래된 삼국시대부터 죽으면 화장을 했다. 승려가 죽으면 숯이나 장작더미 등으로 화장장을 만들고, 관을 그 위에 올려놓은 뒤 불을 붙이는 장례를 다비라고 한다.

 

이후 타고 남은 유골을 거두는 의식이 이루어진다. 근대에는 화장이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화장 장려 정책을 비롯하여 화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감소 되는 것은 묘지 부족 및 관리의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장례문화는 화장으로 치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생일사불부환(人生一死不復還)’이라 하여, 사람은 한번 죽으면 이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누구나 장생불사하지 못하고 유턴 불가의 종생을 맞게 되기 마련이다.

 

죽음은 생세에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살아오던 반려자, 가족, 친지와 영원한 별리이다. 그래서 죽음은 지극히 슬픈 상()이다. 상은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애도의 뜻을 나타내는 행위이므로 예를 갖추어 치상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례는 대체로 유교적 영향을 받아 사사여사생(死事如事生)’이라 하여 비록 죽은 목숨이지만 생시에 섬김과 같이 사후에서도 정성을 다해 섬겨야 한다고 가르쳐왔다. 그래서 상을 당하면 운명한지 3일 만에 매장이나 화장하여 안치산골해서 부모와 자식 간의 천륜을 종결짓고 떠나는 보편적인 상례가 당연시되고 있다.

 

장례법이 화장으로 바꿔지면서 시신은 고열에 소신(燒身)돼 골분이 된다. 골분은 부모의 엄연한 분신이여 그것을 자식이 밟아 다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비례의 불효행위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매장의 경우는 성분할 때 인부들에게 흙과 잔디를 밟도록 하는 것은 묘토를 단단히 다지고 잔디가 착근이 잘되어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고 있다.

 

때문에 화장은 그 의미가 매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칭함은 인간을 존중하는 각종 의례가 있기 때문이다. 의례의 간소화가 인격의 간소화를 초래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화장은 시신의 소각 과정이 인간의 존엄을 불태우는 것 같아 마음이 암연해 지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례방식의 90% 정도는 화장이다. 매장 문화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산행을 하다 보면 산속의 묘를 자주 맞닥뜨린다. 특히 잘 관리된 산소들을 보면 한편 부럽다는 생각도 들지만, 현실적으로는 지금과 같이 계속 관리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장례방식의 변화에도 많은 갈등이 있다. 다른 영역에서도 갈등이 있지만 결국은 다음 세대에게 맡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화장률은 30년 동안에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 정도로 급증하면서 장례문화를 화장으로 바꿔놨다.

 

하지만 전국의 화장장 대란은 해답이 안 보인다. 화장 대란으로 이제 3일장은 커녕 선택적 4일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머잖아 5일장, 7일장을 치러야 할 거란 자조 섞인 말도 들린다. 화장 문화 정착과 함께 화장시설의 부족으로 매장으로 되돌아 깔까 우려되기도 한다.

 

화장률이 높아지면서 화장시설이 없는 주민들은 비싼 비용을 들여 다른 지역의 화장장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더 큰 문제는 화장시설이 없는 지역의 주민들은 타 지역의 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사용료가 10~20배 가량 높아 죽어서도 차별 받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화장시설은 201455개소에서 지난해 60개소로 5개소 증가로 그쳤다. 화장장을 비롯한 장사시설이 일종의 혐오시설로 인식돼 이를 건설하려고 해도 주민들의 반대로 어렵다. 현재 전국 화장시설은 인구 13만 명 이상이 화장로 1기에 의존할 정도로 화장시설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 정부와 지자체는 화장시설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 주민들도 화장장을 비롯한 장사시설을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설치에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우리 가족과 이웃을 위한 공공시설이라는 관점에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화장시설 설치에 적극 협력해야 할 줄 안다. .

 

화장장 부족은 앞으로 시신이 화장시설을 구하지 못해 표류하는 화장 절벽이 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도 화장 순번을 기다리느라 4일장, 5일장을 치르거나 다른 지자체에서 원정 화장을 하는 경우가 많아 마지막 가는 길이 편안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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