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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민정수석' 부활!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기사입력 2024/05/16 [09:15]

대통령실 '민정수석' 부활!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입력 : 2024/05/16 [09:15]

 

 

민정의 의미는 한 마디로 찰민정 변인재(察民情 辨人才)’이다, '백성의 사정을 잘 살피고 인재를 잘 고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로 치면 우부승지라는 직책에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의 우부승지와는 다르게 실권이 크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공직 기강 유지와 인사 검증, 법무 관련 일은 어떤 정권이라도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만큼, 누가 대통령에 취임한다 해도 명칭이 바뀌는 일은 있어도 역할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집무하는 곳에 민정수석실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68년 박정희 정권 때다.

 

정권마다 기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민심과 여론 파악, 공직 기강 확립,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 및 직무 감찰, 사정기관 관장, 대통령 측근 및 친인척 관리 등의 역할을 한 것은 마찬가지다. 민정수석의 권한을 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십상이다.

 

막강한 힘과 역할로 인해 한 때는 왕수석으로 불리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떠받치는 축이라는 평가도 들었다. 청와대 안에서 다섯 손가락 중 최강의 권력자로 꼽히는 요직이다. 과거에는 "날아가던 새도 손가락으로 찍어내면 떨어뜨리는 자리"라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민정수석의 권세는 실세 중의 실세였다.

 

, 직속상관인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한 급수 더 높은 국가안보실장과 정책실장, 그리고 이 자리의 인사권을 가진 대한민국 대통령, 청와대 외부 인사로는 거물급 정치인 출신 또는 겸직 국무총리만이 실질적으로 민정수석 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국가정보원장, 경제부총리, 감사원장도 함부로 못 건드릴 정도로 힘이 막강했다.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부터 정치인, 고위 관료, 기업인 등 웬만한 정보를 다 거머쥐었다.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이 정치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수석이 비리 의혹에 연루된 흑역사도 있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상품권을 받은 혐의로, 박근혜 정부 땐 사찰 지시 혐의로 민정수석이 구속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때는 민정수석실의 힘이 비대해지자 민정수석실을 없애고 민정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비서실장 직속에 배치했다가 옷로비 사건을 계기로 다시 부활시키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땐 울산시장 선거 공작, 유재수 비리 비호 의혹으로 불거지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민정수석실을 부활시켰다. 윤 대통령은 부활 이유로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모든 정권에서 다 이유가 있어서 한 것인데, '고심 끝에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냈다.

 

원활한 법률 보좌 등 현실적으로 필요한 기능에 중점을 두었다. 아무튼 민정이라는 고유의 뜻을 살려 이런 초심과 민심 청취의 진정성을 끝까지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민심 반영의 취지는 환영할 일이나 민정수석실의 업무영역이나 범위, 기능 등이 아직 불분명해 기대보다 우려도 적지 않다.

 

신설되는 민정수석실에는 비서실장 직속의 법률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이관됐고, 민정비서관도 생긴다. 민정비서관은 민심 청취 역할을 주로 해왔던 시민사회수석실과의 업무 분장, 정부 출범 초기 민정수석실 폐지 후 법무부로 넘긴 인사검증 기능의 이관 여부, 행정안전부 내에 신설된 경찰국 문제 등의 파생되는 사안이 적지 않다.

 

특히 경찰국 신설은 행안부의 직접적인 경찰 통제를 가능케 하는 구조여서 '총경회의 사태'를 부를 만큼 경찰 내 반발도 컸다. 과거 정권의 민정수석의 주 임무가 권력기관 통제, 특히 수사 정보 수집, 나아가 수사 개입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번에 부활된 민정수석실은 사정 기능을 맡지 않는다고 하나 현 정치 상황과 무관한지 의문이다. 하지만 출발부터 민정수석에 검찰 고위직 출신 인사가 기용된 점은 이런 우려를 키운다.

 

민정수석실 신설로 과거 정권의 잘못을 되풀이하다간 큰 역풍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민정수석실은 대통령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수렴해 정책화한다면 그동안 대통령실의 불통 이미지도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복원이 결정된 이상 민심 청취라는 핵심 목적에만 전력을 쏟아주길 바란다. 괜한 의심은 피해야 한다. 역대 민정수석들 가운데 정보·권력 기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다 불법·비리에 연루되는 바람에 대통령과 정권에 짐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교훈 삼길 바란다.

 

윤 대통령이 직접 폐지했던 자리임에도 효용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부활시킨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민심 전달이 잘 안 된다고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이를 어디까지 받아들이느냐가 문제다. 또 민정수석실도 권력기관을 관리·통제에 관여하지 말고 순수한 민심 청취와 보고에 전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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