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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의 꿈이 현실이 된다면?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기사입력 2024/06/10 [09:21]

산유국의 꿈이 현실이 된다면?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입력 : 2024/06/10 [09:21]

 

 

온 국민이 기뻐할 일이 터졌다. 우리나라 동해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이라는 희소식이다. 석유·가스전 발견에 국민이나 정부나 고무된 분위기다. 매장 가치는 2천조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명실상부한 산유국 반열에 오르는 게 아니냐는 국민적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세계 최고 수준 평가 기업의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열어 "우리 정부에 들어와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현지를 답사한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이미 거쳤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만약 성공을 거둘 경우 우리나라 전체가 사용할 때 기준으로 천연가스는 최대 29, 석유는 최대 4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전했다. 매장량이 예상대로 확인된다면 석유·가스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이득을 안겨줄 대발견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세계 최대 단일 심해 유전으로 꼽히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110억배럴)보다 매장량이 더 많고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에 이르는 2000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급하게 축포를 터뜨리기보다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통상 10년 가까이 걸리는 개발 사업의 첫 단계를 통과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석유·가스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유망구조를 찾아 시추하는 것부터 여러 과정이 남아 있는 데다 매장 추정지가 1이상의 깊은 바다라는 사실이다.

 

시추 비용만 수조 원이 들고, 핵심기술은 영국·러시아 등 메이저 기업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연말 정확한 매장량과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탐사 시추에 나설 계획이다. 매장이 확인되면 20272028년께 실제 시추에 돌입할 계획이다.

 

상업적 생산은 2035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면 국내외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에너지 자립은 물론 수출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시추 이전까지는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정부는 성공 확률을 20%로 예상하고 있다. 5개 시추공을 뚫었을 때 1개에서 석유·가스를 발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성공율이다. 반면 실패할 확률이 80%에 이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매장이 확인된다 해도 상업 생산까진 넘어야 할 변수들이 많다. 만약 시추 비용 대비 국제유가가 기준점 밑을 유지한다면 개발에 나설 필요가 없다. 시추공 1개당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분석 결과만으로 석유·가스 개발이 현실화한 것처럼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 정확한 매장량과 상업화 가능성은 실제 시추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냉정한 자세로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

 

예산을 투입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민관이 협력해 돌다리 두드리듯 탐사 개발을 추진한다면 '산유국 꿈'은 먼 나라 얘기가 아닐 수 있다. 만약 계획대로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98번째 산유국으로 기록된다.

 

1998년 울산 앞바다에서 발견해 개발한 동해 가스전도 2004년부터 17년간 4500만 배럴을 생산하고 가스 고갈로 구멍을 틀어 막은 바 있다. 쑥스러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또다시 기대를 거는 것은 에너지 안보 때문이다.

 

지금 단계에서 축배를 들 일은 아니지만, 경제성 있는 대량의 석유·가스전을 찾게 된다면 저성장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가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하게 돼 성공적인 탐사 시추를 기대한다.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유전 개발이 성공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탐사 시추 결과를 확인하는 게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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