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제자리인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 본사업을 위한 해법 모색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제3차 장애인 건강정책 개선 릴레이 간담회’ 개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는 지난 8월 29일(금)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제3차 장애인 건강정책 개선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른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의 문제점과 본 사업 전환 과제를 집중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는 만성질환과 2차 장애 위험, 의료기관 접근에 취약한 장애인이 거주지 인근에서 주치의를 직접 선택해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2018년 첫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4차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장애인이 스스로 건강·치과 주치의를 선택해 만성질환 및 장애 관련 건강관리, 구강관리 등을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건강주치의는 포괄평가와 연간 관리계획 수립, 교육·상담, 환자 관리, 방문 진료 및 간호 등을 제공하며, 일부 만성질환 장애인에게는 맞춤형 검진 바우처도 지원된다. 치과 주치의는 불소도포·치석제거·구강보건교육 등을 통해 장애인의 구강건강 증진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다학제적 접근과 통합적 방문재활 서비스 도입으로 본 사업 전환해야”
발제를 맡은 임재영 회장(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은 등록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이고 80세 이상에서는 20%를 넘는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복합 만성질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기준 참여 장애인은 1만 4천 명에 이르지만 장애인 건강주치의 등록 의사는 1,459명, 즉 전체 의사 면허 소지자(약 14만 명) 대비 참여율은 1% 남짓에 불과한 점을 지적했다.
임 회장은 제도의 문제점으로 의료인과 장애인 모두의 낮은 참여율, 교육·상담 등 제한적 서비스 제공, 공급자 중심의 제도 설계, 의사·간호사 중심의 접근을 꼽았다. 이에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 정착을 위한 개선 방안으로는 물리·작업·언어치료와 사회복지·심리상담을 포함하는 다학제 접근, 건강주치의와 주장애 주치의 간 연계 강화 및 이를 위한 수가·사례 지표 관리 체계 마련, 그리고 방문진료·간호를 넘어선 통합적 방문재활 서비스 신설과 전문인력 교육·자격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장애인 건강주치의 본 사업 전환을 위해 제도적 기반 정비 시급”
호승희 소장(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의 본질은 일회성 진료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 형성과 포괄적 건강관리”라며, 생활환경과 습관까지 관리하는 것이 주치의 제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호 소장은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서 제도 인지율이 3.6%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낮은 참여율과 중도 이탈 원인에 대한 분석과 대응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상 확대(장애유형), 맞춤형 홍보와 정보 연계 및 교류, 지불모형 개선 등 제도 활성화를 위한 개선 방안으로 제안했다.
박종혁 교수(충북대학교 의과대학)는 1차 의료가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해 장애인의 건강 문제를 조정하는 핵심 역할임을 강조하며, 최근 330명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의료·요양·돌봄 미충족 욕구 조사’에서 식생활·주거·돌봄 등에서 20~40%의 미충족 욕구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학제 팀 운영과 새로운 수가 체계 마련, 소득 수준을 고려한 본인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다학제 서비스 사업 운영 경험과 성과에서 건강과 만족도가 개선된 점을 들어, 장애인 삶의 질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윤다올 책임(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근육장애인의 사례를 들어,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심리적 안정감과 긍정적 효과를 주지만 인지도 부족으로 참여가 저조한 점을 다시 한번 되짚었다. 윤 책임은 시범사업 한계로 인한 불안, 재택의료·통합돌봄과의 중복, 의료진 개인 헌신 의존을 문제로 꼽으며, 본 사업 전환·체계적 제도화·지자체와 장애인단체 등을 통한 홍보 강화를 제안했다. 이문희 인권위원장(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은 장애인의 조사망률이 비장애인보다 7.9배 높다는 점을 비추어 제도 개선 시급성을 강조하며, 생명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7년째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는 현실은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짧은 진료시간 안에 주치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특히 자부담이 빈곤한 장애인의 참여를 가로막아 건강권을 침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방문진료만으로는 적정한 치료환경을 대체하기 어렵다며, 의료 접근성 자체를 높이는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간담회에 참여한 자문위원들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여전히 낮은 인지도와 참여율, 미비한 제도 설계로 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본 사업 전환과 제도적 기반 정비를 통해 실질적 건강권 보장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 “장애인 건강주치의, 현장과 제도의 간극을 메우려면?”
토론에 참여한 유창근 과장(연세송내과)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이유로 ▲등록과 안내를 담당할 전담 인력 부재 ▲환자 세부 관리 시스템 부재 ▲지역 보건소·지자체와의 연계 부족 등을 지적했다. 유 과장은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등록만으로는 환자 관리가 이어지기 어렵다며, 사회복지사 전담 배치를 제도화해 시설·기관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택의료센터처럼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활용하면, 장애인 환자의 정기 관리와 방문 진료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복지기관 평가 항목에 장애인 건강주치의 의료기관과 협약 여부와 정기적인 사례회의 및 대상자 연계 및 의뢰 여부를 포함해, 의료와 복지가 자연스럽게 협력할 수 있는 지역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주연 부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불제도평가부)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의 한계를 의료기관·장애인 참여 저조, 지역사회 네트워크 부재, 전산 시스템 미비로 짚었다. 오 부장은 치과 주치의 참여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으로 실질적 서비스 체감도와 수가 인상을 꼽으며, 건강주치의 제도 역시 환자가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구체적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학제 팀 운영과 코디네이터 인력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재택의료센터 사례처럼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낮은 수가와 행정 부담에 대해서는 단계적 개선과 자료 제출 간소화, 진료정보 교류를 위한 시스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향정 실장(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지원사업실)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의 낮은 인지도와 참여율을 언급하며 공단은 알림톡·안내문 발송, 4대 보험 고지서 연계,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콘텐츠, 박람회 홍보 부스 운영 등 다양한 홍보를 진행해왔으나, 일방적 홍보에만 치중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으로는 사례집 제작, 활동지원사·요양보호사 등 돌봄 인력 대상 홍보, 장애인단체와 협의체 운영, 점자·수어 활용 등 장애유형별 접근성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력 부족을 언급하며, 지역 장애인보건의료센터가 초기 참여 기관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임현규 과장(보건복지부 장애인건강과)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본 사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계적 개선, 재원과 인력 등 현실적 제약을 고려한 점진적 접근을 강조했다. 특히 방문재활·한의 주치의 도입 검토, 의료기관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우수 사례 공유, 교육과정 내 사례 연계 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다학제 지원 체계 구축과 통합돌봄 시범사업과의 연계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임 과장은 “향후 전국민 주치의 제도와도 보조를 맞추되,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의 특수성을 살려 별도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라며 제도 정비 의지를 밝혔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을 비롯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가 함께하는 릴레이 간담회는 총 8회에 걸쳐 진행되며, 주제별 논의를 토대로 장애인 건강정책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 제안과 실천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제3차 간담회 자료집 다운로드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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