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돌봄교육’ 은 학생의 성장과 존엄을 지키는 교육!조 영 종 (교육학 박사. 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
- 돌봄은 성장을 위한 안전한 환경 만들어 주는 교육’ - 학생은 존중 받을 때 비로소 ‘배움의 힘’ 갖게 돼 - 돌봄의 길은 힘들지만 가장 인간적이고 따뜻한 길 돌봄은 인간 삶의 가장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행위다. 우리가 ‘돌봄’이라는 말을 들을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아이를 돌보거나, 병든 이를 간호하거나, 노년의 부모를 보살피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돌봄의 본질은 단순한 보호나 처치가 아니라, 사람을 사람답게 살아가도록 돕는 마음의 태도이며, 관계 속에서 책임과 사랑을 실천하는 인간 고유의 행위다. 그래서 돌봄교육 역시 단순히 생활을 보조하는 기능적 교육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과 존엄을 지키는 데 초점을 둔 사람 중심 교육이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 말처럼, 인간은 태아일 때부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돌봄을 필요로 한다. 태아는 어머니의 보호와 관심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유아와 초등학생은 일상 속 작은 배려와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부터 자존감과 사회성이 형성된다. 청소년은 어른들의 지지 속에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성인은 관계 속 상호 의존을 통해 삶을 유지하며, 노년의 어르신은 공동체의 따뜻한 돌봄 속에서 존엄성을 지켜간다. 이처럼 돌봄은 생애 전 주기를 관통하는 가장 보편적이며 필수적인 인간의 가치다.
그렇다면 돌봄교육은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할까?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람을 우선하는 교육”이다. 오늘날 학교는 경쟁, 성적, 진학의 압박 속에서 본질적 가치를 잃어가기 쉽다. 아무리 첨단 교육기술이 도입되고 학습 환경이 변화하더라도, 교육의 중심이 ‘사람’에서 멀어진다면 학교는 본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아이는 지식만으로 자라는 존재가 아니다. 사랑받고 이해받으며, 존중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때 비로소 ‘배움의 힘’을 갖게 된다. 돌봄교육은 그 출발점이다.
돌봄교육은 학생을 문제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온전한 인격을 지닌 존재로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 정서적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학생, 가정환경으로 상처를 안고 학교에 오는 학생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 돌봄교육은 표면적 행동만 보지 않는다. “왜 그럴까?” “무슨 도움이 필요할까?” 이 질문을 바탕으로 학생의 내면을 살피고, 성장에 필요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교육이다. 이러한 돌봄이 실천될 때 아이는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힘을 얻게 된다.
또한 돌봄교육은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적 교육이다. 교사는 따뜻한 말, 작은 관심, 진심 어린 시선만으로도 아이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학부모는 학교와 소통하며 교육의 동반자로서 참여할 때 돌봄의 힘은 배가된다. 지역사회는 문화·복지 자원과 연계하여 아이들이 더 넓은 세계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돌봄은 어느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키워야 할 사회적 가치다.
무엇보다 돌봄교육은 미래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AI 기술의 확산 속에서 지식·정보 전달은 기계가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지만, 인간의 감정, 공감, 도덕성, 관계 맺기는 어떤 기술도 대체할 수 없다. 돌봄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며, 교육이 지켜야 할 마지막 본질이다. AI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어도,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교육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
돌봄의 길은 언제나 쉽지 않다. 아이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마음을 기울이는 과정은 때때로 지치고 힘들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의 끝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한 아이의 표정이 밝아지고, 마음이 열리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 바로 돌봄의 가치가 드러나는 때다. 작은 변화와 따뜻한 관계가 모여 더 나은 사회의 씨앗이 된다.
돌봄의 길은 힘들지만, 그 길은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따뜻한 길이다. 교육이 그 길을 함께 걸어갈 때, 모든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은 반드시 가능해진다.
*조영종(교육학 박사. 충청남도교육삼락회 상임부회장. 교육환경운동가. 전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장. 전 한국교총수석부회장. 전 천안오성고 교장. 전 천안부성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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