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사색의 계절에 떠올리는 인생론

충남신문 | 기사입력 2013/10/24 [18:31]

사색의 계절에 떠올리는 인생론

충남신문 | 입력 : 2013/10/24 [18:31]

독서의 계절, 사색의 계절이 왔습니다.

생각하는 갈대인 인간들이 고독을 맛보고 모처럼 자신을 되돌아보는 잠 못드는 밤이 왔습니다.

어느 사상가의 말처럼 산다는 것처럼 어려운 명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사람이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최대의 난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몸을 치닥거리 하기 위해, 또 본능 충족을 위해 끊임없이 먹이고 입히고 생육하고 경쟁하고 병마와 사고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등 사람의 일생은 이 몸 치닥거리에 정신없이 바쁘고 헤메이다 보면 어느새 늙고 병들어 죽음을 앞두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내가 얻었던 것을 하나하나 잃어 가는 과정이니 말입니다. 문득 인생무상이 느껴지고 일장춘몽 같기도 하면서 왜 사는 것 인지 삶의 목적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는 삶의 방법조차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그저 미친 듯이 바쁘고 고단했던 지난날들이 허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 다시 한 번 한문으로 人生을 생각해봅니다.

서로 기대어(人) 네발달린 소(牛)가 외나무 다리(一)를 걷는 형상이니 이 얼마나 정신 바짝 차려야 되는 삶입니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삶 자체가 매사에 정성을 기울여야 이룰 수 있지 적당히 얼렁뚱땅 요행을 바랄 수는 없는 가 봅니다.

문제는 매사에 집중하고 정성을 기울이며 사는데 그 목표가 돈이냐 출세냐 명예냐 어디에 두느냐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을 평가하는데 생전의 평가와 사후의 역사적 평가는 대개 그 판단 기준이 다르다고 합니다.  

생전의 평가는 소유에 의한 평가, 소속(지위)에 의한 평가, 능력에 의한 평가로 가름되지만 사후에는 재산과 지위와 재능은 평가기준에서 멀어지고 오로지 그 사람의 마음, 인격 그리고 어떠한 인생관을 가지고 세상을 위해 헌신했는가 하는 정신으로 판가름 난다고 합니다.

나 자신을 버리는 것과 위대함은 비례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물질은 유한(순간)이고 정신은 영원한 것 같습니다.

짐승은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정신)을 남긴다고 하더니 인생의 목표가 물질적 가치를 초월한 정신적 가치로 고차원적인 승화가 절실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3대병에 걸려있습니다.

황금만능주의, 쾌락지상주의, 극단적 이기주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저차원적이며 깊이가 없는 소아병적 현실성공주의에 미친 듯이 그리고 정신없이 매달리다 보니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린 자기상실병에 걸려 있습니다.  

아니 헤겔이 지적한 것처럼 자기상실조차 모르고 그져 허둥대며 사는 그 자체가 참으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짧은 시간에 유물론적 우주관이냐 유심론적 우주관이냐 유식론적 우주관이냐를 떠나서 깨달은 사람, 현명한 사람, 위대한 사람, 장부인 사람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죽을 수 있는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질적 저차원의 필부들은 목숨과 바꿀 수 있는 목표와 이상, 그리고 꿈이 없지만 이들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너무나 확고한 인생철학과 자기신념이 강고해서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복이나 성공을 의식하지 않으며 일시적인 세상의 평판이나 남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정의를 바로 세우고 대의명분을 위해서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사소한 일상이나 이해관계에서는 양보하고 져준다는 것입니다.

큰 사람은 큰일에 목숨 걸고 작은 사람은 작은 일에 목숨 걸며 사소한 일에도 양보나 배려가 없다는 것입니다.

넷째는 강한자에 강하고 약한자에 약하며 약자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명분과 대의를 위해 몸 바치기 때문에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며 떳떳한 언행을 합니다. 대인은 명분에 강하고 소인은 이익에 강하기 때문에 지조와 의리는 대인에 있으며 소인은 약자에 대한 사랑보다는 경멸과 무시로 일관합니다.

다섯째 죽음 앞에서도 평온하다는 것입니다.

죽을 수 있는 확실한 목표와 이유 속에서 최선을 다한 인생이니 큰 사람일수록 죽음 앞에서 그토록 당당하고 평온한 모습을 후세에 남긴 것 같습니다. 깨달은 사람들은 하루에 한 번씩 꼭 죽음을 생각하며 자기의 언행을 바로잡는다 합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점점 더 미쳐가고 있습니다.

돈이 하느님의 위치를 오래전에 차지한 상태에서 연일 끔찍하고 몸서리쳐지는 패륜행위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돈을 위해서는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그리고 부부간에 형제간에 처참한 죄악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친딸에 대한 성폭력과 미성년자와 정신 장애우 어린이들에 대한 성범죄의 증가추세는 우리를 전율하게 합니다. 아무 죄 없는 그리고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는 미쳐가는 현대 광기화 현상의 끝이 어딘가를 묻게 합니다. 

고독한 사색의 계절! 우리는 철학을 떠나서 인간이 존재할 수 없음을 절감합니다. 거대한 철학 회복운동이 필요합니다. 그져 생각 없는 갈대들을 생각하는 갈대로 돌려 세워야 합니다.

교통현장에서도 서로 양보하고 배려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집중하고 정성을 기울이는 운전 습관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점점 깊어다는 가을 모처럼 사색에 잠겨 보시지 않으렵니까?

감사합니다.


                                                       2013년 9월 28일 (토요일 오후 즈음에)

 

                                                                 충청남도 교통연수원장 정재택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