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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 생활의 슬기

천안역사문화연구소장,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김성열
음력팔월 : 백로(白露)ㆍ추분(秋分)
한가위, 벌초, 성묘, 강강수월래, 두레길쌈, 타작

편집부 | 기사입력 2023/09/20 [15:42]

세시풍속 생활의 슬기

천안역사문화연구소장,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김성열
음력팔월 : 백로(白露)ㆍ추분(秋分)
한가위, 벌초, 성묘, 강강수월래, 두레길쌈, 타작

편집부 | 입력 : 2023/09/20 [15:42]

 

 

8월은 논밭의 가을걷이로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하지만 오곡백과 풍성하여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농촌에서는 가장 즐거운 때이다.

 

음력 8월 15일을 <한가위> 또는 <가위> <추석(秋夕)> <가배(嘉俳)> <중추절(仲秋節)>등으로 부른다. 신선한 가을밤 하늘에는 보름달이 휘영청 밝고 초가지붕 위에는 옹기종기 둥근 박이 하얗게 열리며 가을걷이 끝낸 농부들 마음은 감사로 둥글어지는 날이다.

 

<오월농부 팔월신선>이란 말처럼 이날에는 햅쌀 송편, 파란 햇콩 가루를 묻힌 햅쌀 인절미, 햇녹두로 만든 청포묵, 햅쌀로 빚은 신도주(新稻酒) 그리고 각종 햇과실로 풍성하다.

 

추석 아침은 송편ㆍ토란국ㆍ오색 과실로 제삿상을 차려 조상께 차례를 올린다. 그 다음 온 일가친척이 둘러 앉아 음복을 한 뒤 간소한 주과포(酒果脯)를 차려 조상 산소에 성묘 간다. 고운 옷 차려입은 가족들은 울긋불긋 단풍든 산에서 산소 앞에 오손도손 둘러앉아 선조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성묘 갔을 때 봉분에 잡초가 무성하면 후손의 도리가 아니다. 그래서 8월로 접어들면 우선 조상묘 벌초부터 한다.

 

한가윗날은 날씨가 쾌청하여 설날보다 근친(覲親)하기에 알맞은 명절이다. 과거에는 여자가 한번 시집가면 친정나들이가 쉽지 않았으므로, <반보기>라 하여 한가위 명절 끝 한가한 날을 잡아 시집과 친정의 중간쯤에 있는 산이나 골짜기에서 어머니와 딸, 사돈끼리 만났다. 서로 장만해 온 음식을 나눠 먹고 그동안 지내온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즐기다가 저녁 무렵에 헤어졌다.

 

한가위 놀이로는 강강수월래ㆍ두레길쌈이 있다.

 

강강수월래는 호남지방 특유의 민속놀이로 한가윗날 밤 둥근 보름달 아래 동네 아낙들이 모여 손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뛰논다. 그 중 목청이 좋은 여자가 앞소리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뒷소리를 하며, 느린 진양조 춤에서 빠른 자진모리 춤으로 힘이 빠져 지칠 때까지 갖가지 모양으로 춤을 춘다.

 

이 놀이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창안한 것이라고 한다. 해안을 지키는 군사가 많아 보이게 하려고 남장시킨 부녀자들까지 동원하여 전라 우수영 근처 옥매산(玉埋山)을 빙빙 돌면서 춤을 추었더니 왜군이 겁먹고 달아났다 한다.

 

두레길쌈은 부락의 부녀자들이 한 곳에 모여 공동으로 길쌈을 하는 것이다. 7월 15일 백종일에 시작하여 8월 15일 한가위에 끝맺는데, 그동안 편을 갈라 경쟁적으로 베를 짜게 하고 한가윗날 밤 그 성적에 따라 상을 주며 진편이 음식을 제공한다.

 

이 풍속은 신라 유리이사금 때 6부(六部)를 둘로 갈라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두 편의 부녀자들을 이끌어 길쌈 경쟁을 하게 했던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때 진편의 한 여자가 일어나 춤추며 <회소 회소>하면서 노래 부르는데, 그 소리가 하도 구성지고 멋드러져 후세 사람들도 ≪회소곡(會蘇曲)≫이라 하여 이어받아 부르고 있다. 노래의 가사는 전해오지 않고 있어 유래만 삼국사기에 전한다.

 

추수, 즉 가을걷이는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일을 말한다.

 

‘타작(打作)’이라고도 한다. 낟알을 떨어내는 ‘탈곡’의 방법에는 절구나 기다란 나무에 볏단을 메어치는 ‘개상질(마당질)’, 성긴 참빗같이 생긴 것에 벼이삭을 훑는 ‘홀태질’이 있었고, 두셋이 발로 밟으면 돌기가 있는 통이 돌아가는 ‘호롱기’를 이용한 방법도 있다. 또, 발동기나 경운기에 ‘피대’를 걸어 작동하는 동력 탈곡기도 있었다. 지금은 콤바인 혼자서 각을 꺾어가며 논을 몇 바퀴 돌면 벼가 베어져서 탈곡이 된 뒤 포대에 담긴다.

 

‘바심’은 집짓는 데 쓸 마름질한 재목을 깎거나 파서 다듬는 일이란 뜻도 있다. ‘풋바심’은 양식이 동났을 때 채 익지 않은 벼나 보리를 바심하는 것을 말한다.

 

‘타작’은 ‘바심’의 뜻 말고 ‘거둔 곡식을 지주와 소작인이 어떤 비율에 따라 갈라 가지는 제도’라는 뜻이 있다. 또 ‘배메기’라 하여 ‘지주가 소작인에게 소작료를 수확량의 절반으로 매기다’라는 뜻도 있는데, ‘반타작’의 출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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