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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기사입력 2022/10/20 [11:49]

‘가족’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충남신문 칼럼니스트, 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임명섭

편집부 | 입력 : 2022/10/20 [11:49]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는 우리나라가 상당부분 전통적 세계관의 변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 반증되고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가족에 대한 정의가 점차 달라져 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인식이 이 정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가족의 재구성'이 실감나는 수준이다.

 

산업화 이전까지는 조부모, 부모, 자녀로 이뤄진 대가족 형태가 주였으나 점차 핵가족화되면서 가족의 단위가 축소되고 있다. 최근에는 학업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1인가구도 증가되는 추세다.

 

통계청은 2020년 기준 세대 구성별 가구분포와 2040년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부부와 미혼자녀로 구성된 2세대 가구가 2200만 가구에서 470만 가구로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1인가구는 660만 가구에서 900만 가구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한 가구를 구성하는 세대가 단순해지고 구성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리서치 여론조사팀의 조사 결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원이 단순화되는 상황에서 어디까지를 가족이라고 인식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어떤 형태가 정상 가족이라고 생각하는지 살펴보았다. 70~90%인척 중 배우자·배우자 부모는 내 가족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족의 정의가 달라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어디까지를 가족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크게는 자신과 혈연관계가 있는 혈족’, 혈연관계가 없으나 혼인으로 맺어진 친족이라는 의미의 인척두 그룹으로 나눠볼 수 있었다. ‘혈족중에서도 1촌에 해당하는 자녀부모, 2촌에 해당하는 형제자매가 가족이라는 응답이 70~90%대로 높았다.

 

다만, 혈족이라도 촌수가 멀어질수록 가족원이라는 인식은 떨어졌다. 또 인척중에서 배우자와 배우자의 부모가 가족이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며느리나 사위가 내 가족이라는 응답은 인척 중 3, 4순위임에도 50%대에 그쳤다.

 

반면 반려동물과 ·반려식물 등 비혈연 동거인에 대한 가족 인식도 특별했다. ‘반려동물이 내 가족이라는 응답은 27%, ‘반려식물(9%)’, ‘비혈연 동거인(8%)’ 순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 300만 명 시대를 맞아 2020년부터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가구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27% 응답은 결코 낮지 않은 수치여서 놀랍다. 또 남성은 여성에 비해 가족관 범위가 비교적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가운데는 배우자의 부모가 나의 가족이라는 응답이 77%로 여성(65%)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아버지 형제·남매 및 그 배우자혹은 어머니 형제·자매 및 그 배우자’, ‘내 형제자매의 배우자(형수, 제수, 올케 등)’에 대한 가족 인식도 여성에 비해 14, 15%포인트 높았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2, 3촌의 가까운 사이더라도 그들의 인척까지는 내 가족이라는 인식이 비교적 낮았다.

 

20대와 미혼 응답자는 다른 세대와 결혼 경험이 있는 응답자에 비해 인척에 대한 가족 인식이 낮았다. 하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자신의 결혼으로 맺어진 인척에 대한 가족 인식이 높은 편이였다.

 

그러나 내가 키우는 동·식물에는 반려(짝이 되는 동반자)’라는 단어를 붙일 만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이들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점차 가족의 범주를 촌수가 가까운 혈족이나 배우자 정도로 한정되고, 사람은 아니지만 조건 없이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동·식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어가고 있다. "다문화입양재혼가족은 정상가족"을 정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 비정상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특히 동성가족이 정상 가족이라는 응답은 51%였다. 미혼 응답자도 부모·자녀 부재 가족’, ‘재혼·입양·다문화 가족이 정상 가족이라는 응답이 결혼 경험이 있는 응답자 대비보다 높았다. 응답자 절반 이상은 동거가족도 정상 가족이라고 답했다.

 

같은 혈족이라도 촌수가 멀어지면 나의 가족이라는 인식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의 범위가 축소 및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가족이란 혼인이나 혈연·입양을 통해 구성된 집단이다.

 

전통적인 가족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형태는 대체로 정상가족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20대는 동성·동거가족 등 특수형태의 가족도 정상 가족이라는 인식이 절반에 달했다. 세대별로 어디까지가 나의 가족이고, 어디까지가 정상적인가족인지에 대한 인식차가 분명했다.

 

이처럼 세대가 바뀌면서 가족의 정의가 새롭게 바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변화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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