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가 의회에서 의결한 교육예산 11억 6백만 원, 집행중단을 결정하자 시의회는 이를 철회하라며 지난 8일 오후 아산시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으며, 9일 오전 9시 아산시의원 17명 전원은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본지 3월 9일자 보도 참조)
이에 대해 충남도의회 홍성현 부의장을 만나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다음은 홍 부의장과 일문일답이다.
Q: 아산시가 교육경비지원 예산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다는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최근 아산시가 교육경비 지원 예산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지역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못한 행정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의결기관인데, 아산시 의회에서 심도 있게 심사, 승인해준 예산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의회 민주주의의 기능을 부정한 것이다고 말할 수 있다.
Q: 최근 아산시가 학교시설에 대해 상수도 요금 감면 취소(중단)한 내용은? A: 아산시 상수도 급수 조례 제41조에 따르면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해당되는 학교(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 각종학교)에 대해 상수도 요금을 감면할 수 있게끔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감면해오던 것을 갑자기 일방적으로 금년도 1월분 감면액까지 소급하여 지원 취소(중단)했다고 알고 있다.
이로 인해 아산시에 있는 모든 학교들은 2023년도 학교 회계 예산 편성시 갑자기 늘어난 상수도 요금을 추가로 증액 편성하느라 세출예산의 교육사업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Q: 아산 송남중의 방과 후 아카데미 지원 사업 중단은 어떻게 보나? A: ‘방과 후 아카데미 사업'은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 사이 청소년들의 방과 후를 국가가 돌보는 정책지원 사업으로 송남중은 지난해 학생들의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아산시와 협약을 맺고 5년 동안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 내에서 방과 후 아카데미가 운영된 곳은, 송남중을 포함해서 전국으로 단 4개 학교뿐이며, 학교장의 의지와 교육구성원들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아산시는 형평성에 맞지 않고 특정 학교에 대한 특혜라고 하지만, 실상은 아산시와 송남중 간 업무협약(2022.3.28.)을 통한 여성가족부 전국단위 공모 국비 사업이다.
즉, 22년~23년 각각 1억 6천여만 원 지원(여성가족부 50%, 아산시 50%)으로 2026년까지 추진하기로 여성가족부와 결정된 사업이며, 이번 아산시의 취소(중단)로 중앙의 여가부도 당혹스러운 입장을 밝혔으며, 어렵게 따온 국비를 반환해야 하는 것이 아산시에 거주하는 학생, 학부모를 위한 행정인지? 의문스럽다.
특히 갈수록 농촌의 인구 소명 문제가 심각한 현실에 다른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주민의 복지, 지역개발, 교육•체육•문화•예술 등 다방면으로 지역의 정주 여건 조성을 위해 발로 뛰어다니고 있는데, 아산시가 '교육사업은 국비로 추진하고 지자체는 필요에 따라 지원하는 게 대 원칙' 이라며 송남중의 방과 후 아카데미와 같은 국비 사업을 취소(중단)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산시 청소년재단에서 송남중에 보낸 방과 후 아카데미 운영 해지 사유를 보면 '사업 예산 미확보로 사업 운영을 지속할 수 없음'으로 되어 있는데 작년부터 아산시가 여성가족부와 50%씩 부담하기로 협약하고, 금년에도 본 예산에 반영한 사업을 갑자기 예산 미확보로 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납득 하기 어렵다.
2022년도 송남중학교에 설치한 기자재, 비품 등을 회수해 가면서 학교 측에 방과 후 아카데미 참여 청소년 및 학부모님께 운영 해지와 관련한 충분한 설명을 하라고 하는데, 학교 측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의회에서 공익을 위해 의결한 조례까지 부정하는 비효율적인 행정력 낭비는 그만 멈춰야 한다.
Q: 지방 교육재정의 구조는? A: 지방 교육재정은 세금을 직접 징수할 수 없는 교육청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지원에 무조건 의존할 수밖에 없는 특수한 구조이다.(약 98% 이상 이전수입)
또한, 전체 예산 중 인건비, 교육복지, 학교 운영비, 기관운영비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경상적 경비가 약 85% 이상 차지하고 있어 변화하는 미래 교육 투자 수요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물가상승과 공공 요금(전기, 가스)인상, 교육공무직 처우 개선비 증가 등으로 교육재정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실정이다.
Q: 박경귀 아산시장의 “교육청은 기금을 1조 원 이상 쌓아놓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A: 이 기금은 사실 최근 1~2년 동안 정부의 세수 예측 잘못으로 갑자기 추가 교부금이 내려오면서 전국의 시•도교육청마다 당장 집행할 수 없는 예산을 기금으로 적립한 것이다.
일시적으로 적립한 기금을 지금 당장 모두 쓰기에는 분명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고, 예산을 꼭 써야 할 곳에 필요한 만큼 적정하게 쓰는 것이 국민의 혈세인 세금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즉, 도내 학교 중, 증•개축이나 설립한 지 50년 이상 된 노후 학교 등 리모델링을 필요로 하는 학교는 수백 개가 넘는다.
한 학교당 비영은 최소 백억 이상 소요되는데, 이를 백 개 학교만 계산해도 1조 원이라는 예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도 교육청의 기금 1조는 학교 증•개축 등의 예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아산시가 본 기금을 거론하여 지원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 도내 15개 지자체가 아산시처럼 요구해 온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Q: 끝으로 도민에게 드리는 말씀은?
A: 앞으로도 충청남도의회는 충남교육청의 기금을 포함한 교육재정 운용 전반에 걸쳐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집행되는지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감시기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편 홍성현 부의장은 ▲제8대 충청남도의회 교육사회위원회 부위원장▲제10대 충청남도의회 전반기 교육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제12대 충청남도의회 전반기 제2 부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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